- 국내 첫 대회 최대 규모 치렀지만
- 선수들 ‘KOREA’ 유니폼 못입고
- 다이빙 경기 중엔 전광판 고장
- 폐막 전날 클럽 붕괴사고 악재도
- 연맹 내부갈등 근본 원인 지적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17일간의 감동과 환희를 세계수영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기고 28일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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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1m 스프링보드 결승전에서 테이프로 특정 상표를 가린 상의를 입은 우하람(왼쪽). 이튿날인 15일 우하람이 임시방편으로 국가명을 붙인 상의를 입고 10m 싱크로나이즈드 결승전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1973년 시작해 올해로 18회째를 맞은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는 2년마다 열리는 지구촌 최대 수영축제다. 우리나라에 이 대회가 열리기는 처음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후쿠오카(2001년), 중국 상하이(2011년)에 이어 광주가 세 번째다.
광주와 전남 여수 일원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경영, 다이빙, 아티스틱 수영, 수구, 하이다이빙, 오픈워터 수영 등 크게 6개 종목으로 나눠 76개 세부 경기를 치렀다. 이번 대회에는 194개국에서 2538명의 선수가 참가 등록했다. 2015년 러시아 카잔 대회에 참가한 184개국, 2400여 명을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우리나라도 하이다이빙을 제외한 5개 종목에 역대 최다인 82명의 선수로 대표팀을 꾸려 축제에 동참했다. 여자 수구와 오픈워터 수영에서는 처음으로 대표팀이 구성돼 소중한 첫걸음을 뗐다.
하지만 이번 대회가 온 국민의 축제로 확대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행사 운영 측면에서는 대한수영연맹의 부끄러운 민낯을 여실히 드러낸 대회였다. 연맹이 제구실을 못 하는 바람에 묵묵히 땀 흘린 선수들만 지구촌 손님들 앞에서 조롱거리가 됐다.
지난 12일 대회가 개막한 이후에도 제대로 된 선수단복이 지급되지 않아 우리 선수들은 대회 초반 ‘KOREA’라는 국가명도 없이, 브랜드 로고를 테이프로 가린 유니폼을 입어야 했다. 처음 선발돼 출전한 오픈워터 수영 국가대표 선수도 체면을 구겼다. 연맹이 국제규정에 맞지 않는 수영모를 지급한 탓에 경기 직전 퀵서비스를 통해 새로 전달받은 수영모에 직접 펜으로 ‘KOR’이라 적은 뒤 출전하는 웃지 못할 일을 겪었다.
배영 경기 중 출발대 문제가 불거지고 다이빙 경기 때는 전광판이 고장 나는 일도 있었다. 여기에 장내 아나운서가 관람객에게 종종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실수도 했다.
몇몇 종목을 제외하고는 경기력에서 세계적인 수준과 큰 격차를 보였고, 경영에서는 대부분 제 기록조차 단축하지 못한 채 대회를 마감했다. 우리 선수단의 부진은 이번 대회 흥행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끼쳤다. 이 또한 연맹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또 입장권 판매는 목표한 대로 순조롭게 이뤄졌지만 대회 초반 ‘노 쇼’ 등으로 실제 입장률은 낮았다. 일부 종목에서는 단체 입장객이 몰린 오전 예선 경기 관중이 오후 결승 경기보다 많은 기현상도 반복됐다.
폐막 전날인 지난 27일 광주의 한 클럽의 복층 구조물이 무너져 이번 대회에 참가한 외국 선수들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것도 대회 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행정 실수로만 보기 어렵다는 것에 있다. 한국 체육계의 고질적인 파벌 싸움, 연맹 집행부 내 경기인 출신과 비경기인 간의 갈등 등이 이번 사태의 발단이라는 지적이 많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