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 대행도 후보군 … 성적 걸림돌
- MLB 경험해 외국인 택할 수도
- 일각 “롯데야구 잘 아는 게 중요
- 파격인사 땐 자칫 역효과 우려”
롯데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 실무 경험이 있는 30대의 성민규 신임 단장을 선임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성 단장 체제에서 내년 시즌 사령탑을 누가 맡을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선한 파격으로 평가받은 단장 인사처럼 감독 선임 역시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서도 ‘롯데 야구’와 현장을 잘 아는 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9일 오전 현재 롯데는 45승 3무 82패로 KBO리그 10개 구단 중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9위 한화 이글스와는 2.5게임 차이로 뒤져 있다. 이미 올 시즌 성적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성 단장을 중심으로 내년 시즌을 위한 새 감독 찾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롯데는 지난 3일 성 단장 선임을 공식 발표하면서 ‘활발한 출루에 기반한 공격 야구’를 팀 컬러로 정했다. 신임 감독의 조건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셈이다. 이 때문에 신임 감독 역시 이 같은 구단의 기조에 부합하는 성향의 인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무를 총괄하는 성 단장은 지난 4일 언론 인터뷰에서 새 감독 선임의 최우선 조건으로 ‘선수가 좋아하는 감독’을 언급하며 좀 더 세밀한 조건을 제시했다. 성 단장이 내건 첫 번째 조건은 ‘소통’이다. 감독이 선수들과 호흡이 좋아야 팀 분위기와 성적도 좋아진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코치와 스카우터로 경험을 쌓은 자신은 데이터 야구를 중요시하지만 감독은 꼭 그에 부합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성 단장은 “감독이 선수단 장악을 잘하고 선수가 감독을 믿고 따른다면 (감독이) 데이터에 약하더라도 괜찮다. 데이터 코치를 따로 두면 된다”며 “롯데에 어떤 감독이 어울리는지 방향부터 정하고 그에 맞는 후보들을 추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 단장이 내건 감독의 조건에는 공필성 감독대행도 후보군에 포함된다. 공 감독대행은 후반기 팀을 맡은 뒤 선수들과의 스킨십을 강조하는 ‘형님 리더십’을 보였다. 먼저 선수들에게 다가가 소통하고 직접 타격 지도도 하며 유대감을 형성했다. 선수단 사기와 더그아웃 분위기가 바뀐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성적이 문제다. 짧은 기간이기는 하지만 공 감독대행 체제 이후 시즌 최다인 8연패를 기록하는 등 전반기보다 오히려 더 낮은 승률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성 단장이 메이저리그에서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쌓은 점을 들어 제리 로이스터의 경우처럼 외국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는 지난달 투수 총괄 육성코치로 로이스터 사단의 일원이었던 페르난도 아로요 코치를 선임하며 외국 지도자들의 필요성을 인지한 상태다.
구단이 본격적인 새판 짜기에 나선 만큼 기존 롯데 감독들과는 차별화된 인물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속에서 외국인 감독 선임도 유력한 시나리오 중 하나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롯데 야구’를 잘 아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야구와 한국 야구는 엄연히 다른 특성을 갖고 있어 감독마저 성 단장 같은 파격 인사가 이뤄질 경우, 오히려 시너지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KNN 이성득 해설위원은 “미국 야구를 경험한 성 단장이 자신의 철학을 어떻게 한국 야구에 탄력적으로 운영할지가 중요하다”며 “롯데와 현장을 잘 아는 경험 많은 지도자를 선임하는 것도 젊고 패기가 있는 성 단장과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