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환-김철범 신경전 벌이자
- 손과 리영직 중재로 상황 정리
- 경기 직접 지켜본 FIFA 회장
- 무관중·무중계 실망… 北에 항의
- 외신 “한국팬 공동 올림픽 비관”
지난 15일 북한 김일성경기장에서 29년 만에 열린 남북 축구 대결이 무성한 뒷이야기를 낳고 있다. 생중계가 없이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 사상 초유의 A매치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이 문제를 제기하고 외신들도 ‘부끄러운 사건’이라고 비판하는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 북한이 중계와 취재를 거부한 탓에 이날 남북한 선수들 간에 있었던 충돌 사태의 전말은 선수단이 귀국하는 17일께야 밝혀질 전망이다.
■주장 손흥민, 양 팀 충돌 말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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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아킴 베리스트룀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는 지난 15일 오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북한의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 경기를 관람하며 찍은 양 팀 선수들의 충돌 장면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요아힘 베리스트룀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 트위터 |
한국과 북한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에서는 양 팀 선수들이 충돌하는 상황도 있었다. 이는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에 의해 공개됐다. 요아킴 베리스트룀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는 이 경기를 직접 관전하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관련 사진과 영상 등을 공유했다.
베리스트룀 대사는 경기 전 국기를 앞에 두고 선수들이 나란히 선 가운데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영상에는 “평양에서 한국 국가가 연주되는 희망적이고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경기가 과열되면서 양 팀 선수가 몰려들어 엉키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충돌 상황의 중심에 있던 선수는 한국 대표팀의 김문환, 북한 대표팀의 김철범인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한국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과 북한 대표팀의 리영직 박광룡 등이 적극적으로 말리면서 상황은 정리됐다. 리영직은 일본에서 태어났으며, 일본 프로축구 무대에서 활동하는 선수다. 박광룡은 북한 태생이나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황희찬과 함께 활동 중이다.
■인판티노 FIFA 회장 “실망”
중계와 관중 없이 치러진 한국과 북한의 축구 대표팀 경기를 직접 지켜본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FIFA는 15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방북한 인판티노 회장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역사적인 경기인 만큼 관중석이 가득 찰 것으로 기대했는데, 경기장에 팬이 한 명도 없어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기 생중계와 비자 발급 문제, 외국 기자의 접근 등에 관한 여러 이슈를 알고 놀랐다”며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명백히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무관중·무중계’ 사태에 아쉬움을 전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세상을 한순간에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순진한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이러한 문제들을 북한 축구협회에 제기했으며 축구가 북한과 세계 다른 나라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외신 ‘기괴한 A매치’ 혹평
AFP 통신은 이날 A매치에 대해 “역사적인, 하지만 비현실적인 월드컵 예선에서 두 팀이 0-0으로 비겼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지켜봤으나 경기장은 텅 비었고, 외부 세계와 거의 차단됐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한국과 북한의 역사적인 월드컵 예선 경기가 한국에선 ‘미디어 암흑’ 상태에 빠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도 ‘북한, 텅 빈 관중석 속에 한국과 월드컵 예선 치러’라는 제목으로 경기 소식을 보도했다. 통신은 ‘선수들이 안전하게 돌아오기만을 바란다’ ‘월드컵 예선 한 경기조차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올림픽 공동 개최를 할 수 있겠는가’ 등 북한의 태도를 지적하는 한국 포털 사이트 이용자들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미국 CNN은 ‘한반도의 새로운 긴장 국면’ 속에 경기가 열렸다면서 “FIFA 랭킹 113위인 북한 입장에선 37위인 한국과의 무승부는 좋은 결과”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도 “평양의 빈 관중석 앞에서 열린 ‘기이한’ 월드컵 예선 경기가 무승부를 기록했다”며 “한국 팬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극히 간단한 정보밖에 알 수 없었다”고 전했다.
영국 데일리메일도 ‘가장 비밀스러운 월드컵 예선 경기’라는 제목으로 “중계방송도, 팬도, 외신도, 그리고 골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독일 축구 전문지 키커도 ‘기괴한 경기’였다며, 경기를 둘러싼 여러 특이한 상황에 “결과는 거의 부수적인 것이었다”고 논평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