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타격코치 맡아 팀 타선 강화
- 박병호·강정호 등 강타자 길러내
- 열린 자세로 귀 열고 선수와 소통
- 내달 1일 취임식… 원팀 구성 박차
롯데가 올 시즌 한국시리즈 종료와 함께 새 감독 선임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올 시즌 후 1·2군 감독을 모두 교체한 롯데는 선수 육성에 방점을 두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팀의 전력 강화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새 사령탑을 영입하기까지의 과정은 길었다. 지난 7월 19일 양상문 전 감독이 사퇴한 이후 101일 만에 빈자리가 채워졌다. 그 사이 성민규 신임 단장이 부임했고, 롯데는 지난 19일 이례적으로 차기 감독 선임을 위한 프로세스를 공개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애초 외국인 감독도 고려 대상이었다. 롯데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을 비롯해 KBO 리그에서 선수로 뛰었던 스캇 쿨바와 래리 서튼도 후보군에 포함됐다. 이 중 서튼은 지난 11일 롯데 2군 감독으로 정식 선임됐다. 성 단장 부임 후 2군 시설 투자 확대 등 선수 육성 기조로 노선을 정하면서 데이터 야구와 선수단 소통에 강점이 있는 서튼이 낙점됐다. 다른 후보들은 인터뷰를 거쳤지만 최종 낙점을 받지 못했다.
결국 롯데의 선택은 허문회 감독이었다. 허 감독의 선임은 서튼을 선택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롯데는 허 감독의 성과와 인품, 소통 능력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허 감독은 넥센과 키움 코치 시절에 탄탄한 팀 타선을 만들도록 조련했다. 넥센 타격코치를 맡은 첫해 팀 타율(2할7푼2리)을 전년(2할4푼3리) 대비 3푼 끌어올린 것은 물론 박병호와 강정호 등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를 키워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선수 육성을 통한 팀 전력 강화에 나선 롯데는 넥센과 키움에서 좋은 성과를 낸 허 감독의 능력에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었다. 넥센과 키움 특유의 ‘화수분 야구’ DNA를 롯데에 이식할 적임자로 허 감독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 관계자는 “시즌 종료 후 여러 감독 후보와 만나 다방면에 걸쳐 역량 평가를 진행했다”며 “후보군 가운데 허 감독이 1군 무대를 꾸준히 경험했고 그에 대한 평가가 대내외적으로 훌륭해 구단의 새 비전을 함께할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뛰어난 소통 능력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허 감독은 선수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텁고 데이터 야구 등 새로운 내용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스타일이다. 성 단장이 선수단과의 소통을 줄곧 강조해온 만큼 이를 바탕으로 ‘원팀’ 구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허 감독은 다음 달 1일 취임식을 가진 뒤 새 사령탑으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최근 1년 사이에 구단 대표이사와 단장, 1·2군 감독이 모두 바뀐 롯데는 기존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데이터에 기반한 경기 운영과 선수 육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내년 시즌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