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코스 남자 1위- 윤찬성 씨
- “다이어트로 시작… 매일 30㎞ 출퇴근길 연습”
“다이어트를 위해 시작한 운동인데 우승까지 하게 돼 정말 기쁩니다. 건강과 기록 모두 얻고 가니 저에겐 최고의 마라톤 대회입니다.”
이번 제21회 부산마라톤대회 풀코스 남자부에서 우승한 윤찬성(30) 씨는 마라톤 경력이 5년에 불과하다. 20대 중반 한때 몸무게가 90㎏대에 육박하자 살을 빼기 위해 뛰기 시작했다. 68㎏까지 뺀 지금 마라톤은 그의 삶에서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윤 씨는 “동호회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뛰다 보니 즐겁고 힘들지도 않아 마라톤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며 “마라톤 지식부터 대회 일정까지 다 알려주신 ‘차마라톤’의 장한식 감독님께 특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부산상수도사업본부에서 청원경찰로 근무 중인 윤 씨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마라톤 연습을 위해 달리기로 출퇴근했다. 집과 직장 간 거리도 약 15㎞로 적당해 그에겐 최고의 훈련이 됐다. 윤 씨는 “출퇴근하는 코스가 마라톤 하기에 너무 좋아 뛰다 보니 체력도 덩달아 길러졌다”며 “같은 대회에 참가했던 3년 전 대회 때 기록보다 40분 정도 단축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대회에 참가하며 컨디션이 좋아 우승을 노려보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결과가 좋았다”며 “내년에도 참가해 제 기록을 경신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풀코스 여자 1위- 강지원 씨
- “넘어져 무릎 부상에도 이 꽉 깨물고 뛰었죠”
“너무 기뻐요. 마지막까지 정신력으로 뛰었어요.” 제21회 부산마라톤대회 풀코스 여자부 우승자 강지원(46) 씨는 3시간29분35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우승의 기쁨을 누리기 전에 피로 물든 무릎부터 치료받아야 했다. 그는 35㎞ 지점 급수대 근처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무릎과 어깨 등을 크게 다쳐 페이스가 떨어졌다. 강 씨는 “거의 다 왔는데 포기하기 싫었고 열심히 훈련했던 기억도 나서 이를 꽉 깨물고 일어났다. 뒤따라 뛰던 선수들도 일어나라고 격려해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마라톤 입문 3년 만에 우승을 거머쥔 강 씨는 마라톤을 인생에 비유하며 예찬론을 펼쳤다. “아무리 힘든 일을 겪어도 생각해 보니 마라톤보다 힘든 건 없더라고요. 운동하면서 나빠졌던 건강도 되찾았고 주변에서 저를 보는 시선도 달라지는 걸 느껴 뿌듯해요.”
당뇨로 고생하던 강 씨는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3년 전 마라톤과 인연을 맺었다. 평소 마라톤 외에도 등산과 요가 등 운동을 두루 섭렵해 지인들이 그를 ‘태릉인’이라고 부를 정도다. “풀코스에서 시상대에 오른 적이 없었는데 오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고 첫 우승까지 해서 감격스러워요. 경남 진주에서 함께 고생한 진주마라톤클럽 정순자 언니와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어요.” 배지열 기자
■ 하프코스 남자 1위- 송영준 씨
- “작년 2위 아쉬워 오로지 우승 목표로 맹훈련”
“지난해의 아쉬움을 푼 것으로 만족합니다. 속이 시원하네요.” 제21회 부산마라톤대회 하프코스 남자부 우승자 송영준(42) 씨는 이날 1시간17분52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해 같은 부문에 출전해 2위(1시간14분17초)에 머무른 그는 1년 만에 정상에 올라섰다.
이날 하프코스 남자부는 2차 반환점까지 선두그룹 4명이 각축전을 벌였다. 송 씨는 낙동강하굿둑을 건너면서부터 치고 나가 결승선까지 선두 자리를 지켰다. 송 씨는 “맞바람이 심해 기록은 작년보다 떨어졌지만 경기 후반에 승부를 건 작전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부터 우승을 목표로 훈련에 돌입했다. 클럽 런닝메이트팀과 함께 대구 계명대학교 운동장에서 매주 2회 꾸준히 연습했다. “훈련 스케줄을 준비해주고 능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주신 이재경 감독님께 특히 감사드립니다.”
그는 마라톤에 입문한 지 4년 만에 각종 대회를 휩쓸기 시작했다. 지난달 김천전국마라톤대회와 지난주 JTBC 마라톤대회 10㎞ 부문에서 우승한 데 이어 이날까지 꾸준한 실력을 보였다. “내년에는 풀코스에 출전할 겁니다. 열심히 동계 훈련에 매진해서 기세를 이어가야죠. 내년에도 우승하겠습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 하프코스 여자 1위- 박소영 씨
- “꿈 접었던 딸 안타까워하는 부모님 위해 달려”
“어릴 때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드릴 때마다 부모님이 좋아하셔서 마라톤을 더욱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제21회 부산마라톤대회 여자 하프코스를 1시간24분53초 만에 주파하며 우승한 박소영(41) 씨는 소감을 묻는 말에 부모님을 먼저 떠올렸다. 어린 시절 체육 선생님을 꿈꿨지만 집안 사정 때문에 학업 대신 취업을 선택해야만 했던 딸을 안타까워하는 부모님은 박 씨가 마라톤 완주 메달이나 우승 트로피를 받을 때마다 행복해 하신다고.
그 때문에 박 씨는 회사 일 하랴, 세 아이 키우랴 바쁘지만 매일 저녁 동네 주변을 달리면서 연습해왔다. 그 덕인지 지난달 27일 열린 춘천마라톤대회에서 하프코스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지 2주 만에 다시 한번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박 씨는 경기도 화성에 살고 있지만 부산에 있는 시댁을 방문할 겸 이번 대회에 처음 참가했다. 경기도에서 열리는 대회에서는 볼 수 없는 낙동강과 바다를 아우르는 부산의 독특한 풍경을 배경으로 달리며 색다른 즐거움을 만끽했다.
박 씨는 “달리는 동안 맞바람이 불어 힘들긴 했지만 바다를 보며 뛸 수 있어 좋았다”며 “상금은 병원에 계신 시어머니께 드릴 계획”이라며 미소 지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