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위층 관여 의혹 첫 증거 파장
미국프로야구(MLB)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인 훔치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언이 속속 나오면서 MLB 사무국도 조사위원회를 꾸렸다.
ESPN은 19일(한국시간) 휴스턴 구단 단장 특별 보좌역인 케빈 골드스타인이 2017년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휴스턴 스카우트에게 이메일을 보내 비디오 캠코더로 상대 팀 더그아웃의 사인을 훔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휴스턴 구단 고위층이 사인 훔치기에 관여했다는 첫 증거라 더욱 파문이 인다.
이메일을 받은 스카우트 중 일부는 이 같은 지시에 호기심을 보였고 또 다른 스카우트는 부정행위가 발각되면 스카우트 업계에서 경멸당할까 고심했다고 ESPN은 덧붙였다.
또 다른 매체인 뉴욕 포스트의 조엘 셔먼 기자는 최근 스카우트, 구단 관계자와의 대화에서 휴스턴 선수단이 경기 중 상대 투수의 볼 배합을 실시간으로 전달받는 전자 밴드를 부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인 MLB 사무국이 휴스턴 구단 관계자의 증언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중 전자기기 사용은 MLB 사무국이 엄격히 금지하는 사안이라 그 위법성이 더욱 심각하다.
휴스턴이 당시 포스트시즌뿐만 아니라 2017년 시즌 내내 사인을 훔쳤다는 폭로도 나왔다. 휴스턴에서 뛰었던 투수 마이크 파이어스 등 제보자는 온라인 매체인 디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구장 외야에 비디오카메라를 설치해 상대 팀 포수 사인을 찍고 더그아웃으로 이어지는 통로에 TV를 달아 전 선수단이 이를 공유했고, 더그아웃에 있던 선수들은 이를 보고 상대 팀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질지를 쓰레기통을 두드리는 방식으로 타석에 있는 타자에게 알렸다는 것이 새로 밝혀진 증언이다.
제보가 이어지면서 MLB 사무국은 즉각 조사위원회를 차렸다. A.J. 힌치 휴스턴 감독을 비롯해 당시 수석코치인 알렉스 코라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 그리고 선수로 뛴 카를로스 벨트란 뉴욕 메츠 신임 감독 등 메이저리그 현역 사령탑 3명이 조사를 받는 희대의 사태가 벌어졌다.
미국 매체는 휴스턴이 2017년에만 사인을 훔쳤는지 아니면 수 년간 이런 반칙을 했는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오랫동안 사인을 훔쳤다면 휴스턴이 중벌을 면하기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