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FC 설기현 “1부승격 목표”
- 황선홍은 대전시티즌 부임 유력
- 최용수·유상철도 K리그1 활약

2002년 한일 월드컵 신화의 주역들이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과 K리그2(2부리그) 팀의 사령탑을 잇달아 맡아 2020시즌에는 스타 감독들 간의 열띤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김남일 감독(왼쪽), 설기현 감독

김남일(42) 감독은 K리그1 성남 FC의 신임 사령탑으로 취임하고 다음 달 4일 곧바로 태국 치앙마이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K리그1에는 2019시즌 팀을 맡은 최용수(46) FC서울 감독과 유상철(48)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에 김남일 감독이 가세해 3명의 한일 월드컵 멤버가 감독으로 만난다.

K리그2에는 설기현(40) 감독이 이번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산 아이파크에 패해 2년 만에 다시 강등된 경남 FC 지휘봉을 잡는다. 또 황선홍(51) 감독은 기업 구단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대전 시티즌의 사령탑 부임이 유력하다. 황 감독이 부임한다면 2002 월드컵 주역 중 5명이 감독을 맡는다. K리그1의 12개 팀 중 세 곳, K리그2의 10개 팀 중 두 곳이다.

5명 가운데 김남일 감독과 설기현 감독은 이번이 프로 사령탑 데뷔다. 감독으로의 경험치는 5명 중 최연장자인 황선홍 감독이 가장 많다. 황 감독은 2007년 부산 아이파크 사령탑을 맡아 감독 데뷔 시기도 가장 빠르다. 2013년에는 포항 스틸러스, 2016년에는 서울을 정규리그 정상에 올렸다. 황 감독 다음으로는 ‘독수리’ 최용수가 경험이 많다. 2011년 4월 감독대행으로 서울을 이끈 것부터 시작하면 내년에 ‘10년 차 사령탑’이 된다. 최 감독은 2002세대가 프로팀 감독은 물론 각 분야에 포진한 데 대해 “진짜 경쟁이 시작된 것”이라며 “처음 감독이 되는 김남일, 설기현 감독이 시간이 지나도 변화에 대한 두려움 없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공청소기’라는 별명으로 활약한 성남 김남일 감독은 2000년 전남 드래곤즈를 통해 K리그에 데뷔해 A매치 98경기를 소화했다. 김 감독은 2016년 현역에서 은퇴한 뒤 장쑤 쑤닝(중국)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대표팀 코치를 맡았고, 올해 전남 코치로 합류해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취임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은 “‘빠따’가 아닌 ‘버터’ 같은 감독이 되겠다”고 말했다. 2017년 7월 대표팀 코치로 선임됐을 때 “마음 같아서는 ‘빠따’라도 들고 싶다”는 거침없는 입담으로 화제가 됐던 그는 이에 대해 “철이 없을 때 한 말”이라며 이해와 소통의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5명 중 ‘막내’인 설기현 감독은 올해 1부리그에서 추락한 경남을 내년에 1부리그로 다시 승격시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기자회견에서 “제 축구 스타일은 영업비밀”이라고 밝힌 설 감독은 “상황에 따라 감독이 선수들에게 풀어나가는 방법을 제시하고 왜 이러한 전술을 쓰는지 장단점을 정확히 이해 시켜 쉽게 풀어가는 축구를 하고 싶다. 그렇게 하면 축구가 즐겁고 선수가 즐거워지면 팬도 즐겁다”고 밝혔다.

2020시즌에는 5년 만에 다시 승격한 부산 아이파크가 속한 K리그1은 물론 경남·대전·제주 유나이티드가 속한 K리그2의 치열한 순위 다툼뿐만 아니라 한일 월드컵 세대들의 지략 대결이 축구 팬의 시선을 끌 전망이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