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포츠 최대 이벤트인 2020 도쿄올림픽(7월 24일~8월 9일) 개막이 6일로 딱 200일 앞에 다가왔다. 종목별 예선이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선수단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올림픽 출전 티켓을 확보한 선수는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이들 중 부산·울산·경남과 인연이 깊은 선수를 미리 만나본다.
- 韓 요트 간판 … 네 번째 올림픽
- 해양도시 불구 무관심에 아쉬움
- 비인기종목 중계 포기 설움도
- 팬 위해 도쿄서 좋은 결과 다짐
2016 리우올림픽 요트 남자 레이저 종목 최종 5일 차. 하지민(해운대구청)은 넷포인트(벌점) 109점을 기록해 전체 46명 중 13위를 기록했다. 상위 10명까지 나설 수 있는 ‘메달 레이스’ 진출에 실패했다. 메달 레이스에 턱걸이로 진출한 루트거 반 샤르덴부르그(네덜란드)의 넷포인트는 108점으로, 하지민과는 불과 1점 차였다. 하지만 당시 손에 땀을 쥐게 하던 아슬아슬한 경기 상황을 국내 스포츠 팬들은 TV로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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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19 세일 시드니 대회에 참가한 하지민 선수가 경기 후 환하게 웃고 있다. 하지민은 이 대회에서 세계랭킹 2위 핀 알렉산더(호주) 등을 제치고 레이저급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민 선수 제공 |
지난 3일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만난 한국 요트의 간판 하지민은 요트의 좁은 저변을 안타까워했다. “부산이 바다 도시인데도 요트를 즐기는 인구가 적습니다. TV 중계도 거의 없어 다가가기가 어렵죠. 해양스포츠로서 매력이 넘치는 요트가 전파를 탄다면 요트 인구 확대는 물론 레저문화 확산도 이뤄질 수 있을 겁니다.” 실제 ‘2016 리우올림픽’ 예선전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메달 결정전은 국내 방송사가 비용 등을 이유로 중계하지 않았다.
2018 세계요트선수권대회에서 일찌감치 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은 하지민은 잠시 쉬고 싶을 법도 하지만 6일 호주로 출국을 앞두고도 요트경기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달 호주 시드니에서 막을 내린 2019 세일 시드니 대회에선 레이저급 우승을 차지하는 등 승전보도 전했다. “영국 미국 뉴질랜드 호주 스웨덴 등에서는 크리켓이나 럭비만큼 인기가 많습니다. TV 중계도 적극적이고요. 나라에서 많이 지원해 주니 선수층이 두꺼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기상 관측 등 코치들의 정보력 역시 뛰어나 우리가 따라잡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제 하지민의 시선은 도쿄를 향한다. 개인 통산 네 번째 올림픽 출전인 하지민은 “시간이 갈수록 개인 기량이 노하우로 축적되고 팀워크도 함께 발전하니 늦은 나이에도 메달을 노릴 수 있다. 게다가 올림픽 개최지인 도쿄가 부산과 가까워 ‘안방’과 다름없기에 이번 기회를 잘 살려 좋은 결과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 양정초등학교 5학년 때 친형의 권유로 요트에 입문한 그는 양운고등학교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만 19살이던 2008 베이징올림픽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를 누볐다.
하지민은 요트의 매력을 반전으로 정의했다. “요트는 체력이 중요하지만 바둑처럼 전략과 전술 싸움을 잘해야 하고 온도 바람 구름 등 외부 변수도 잘 활용해야 합니다.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기 전까지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역전을 당하기 쉬워 짜릿한 매력이 있는 스포츠입니다.”
2018년엔 아시안게임 3연패 달성 등 국가대표로 12년째 활약 중이지만 국제 메이저 대회는 늘 긴장의 연속이다. 하지민은 “응원해주시는 팬을 위해 꼭 좋은 성적을 내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특정 인기 종목과 선수에 기댄 TV 중계보다는 안 보이는 곳에서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선수들의 모습이 자주 화면에 비치길 기대해 본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