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차적응·현지팀 경기 등 고려
- 내달 1일부터 한 달여간 계획
- 화재지역과 멀지만 파장 촉각
- 호주행 두산·LG도 ‘전전긍긍’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2020시즌을 대비한 동계 전지훈련(스프링캠프)을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치르기로 했다. 하지만 호주가 사상 최악의 산불로 신음하면서 전지훈련지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예의주시 중이다.
롯데 관계자는 13일 선수와 직원 80여 명이 다음 달 1일부터 3월 5일까지 호주 남부 도시인 애들레이드에서 전지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프링캠프 장소는 애들레이드에 있는 웨스트 비치 파크로 호주 프로야구리그(ABL) 애들레이드 자이언츠 홈구장이 있는 곳이다. 1983년 일본 가고시마에서 첫 해외 전지훈련을 했던 롯데는 전통적으로 일본 규슈 지방의 가고시마, 타이완 등지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국내 접근성과 따뜻한 기후, 현지 팀과의 평가전을 치르기에 유리한 조건 등을 고려한 결과였다.
하지만 롯데는 현지 구단과의 교류 부족과 한일 관계 경색(일본의 수출 절차 우대국 배제 파문)으로 인한 국내 여론의 반일 감정을 고려해 일본을 벗어나 다른 나라로 눈길을 돌렸다. 미국과 호주, 사이판 등을 놓고 고민한 끝에 시차가 적고 온화한 기후로 훈련하기 좋은 호주로 결정했다. 롯데의 호주 전지훈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4년 퀸즐랜드주 골드코스트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던 롯데는 이후 8차례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1995년엔 호주에서 훈련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좋은 기억도 있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그동안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한 것은 현지 팀과 KBO 리그 팀 간 연습 경기 등 교류가 쉬웠기 때문”이라면서 “미국 애리조나 등도 고려했지만 현지 사정으로 장소 섭외에 어려움을 겪었다. 호주로 택한 만큼 시차 적응에 유리하고 애들레이드 자이언츠 등과 연습 경기도 할 수 있어 시즌 준비에 부족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호주 동남부 지방에 최근 5개월째 산불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연일 평균 40℃를 웃도는 이상 고온에 건조하고 강한 바람마저 불어 피해가 계속된다. 롯데 관계자는 “애들레이드는 화재 지역인 퀸즐랜드 주와 뉴사우스웨일스 주 접경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스프링캠프에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면서도 “전지훈련지 인근에도 산불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지 계속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치르는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두산은 다음 달 1일부터 21일까지 호주 남동부의 멜버른 인근 질롱 베이스볼 센터에 캠프를 차릴 예정이고 LG는 다음 달 1일부터 24일까지 시드니 소재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에서 전지훈련을 할 예정이다. 두산과 LG는 산불 피해가 심한 지역과 가깝다.
한편 NC 다이노스는 kt wiz와 함께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한다. SK 와이번스는 미국 플로리다주 비로비치에서 시작해 투손으로 이동하고 한화 이글스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와 메사로 옮긴다. 키움 히어로즈는 대만 가오슝에 둥지를 틀고 모든 일정을 보내기로 했다.
삼성 라이온즈만 KBO리그 중 유일하게 모든 전지훈련 일정을 일본에서 소화한다.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과 2022년까지 장기계약을 맺어 훈련지 변경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