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토박이 김세희 메달 기대
- 고등학생 때 학교 권유로 시작
- 기술·체력 종목 섞여 반전 재미
- 지난해 세계선수권 개인전 銅
“근대5종의 최대 매력은 다양성입니다. 근대5종 하나만으로도 서로 다른 종목의 묘미를 두루 맛볼 수 있어요. 로또처럼 경기 막판 짜릿한 역전 확률도 있어 소위 ‘쪼는 재미’도 상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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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희(부산시체육회)가 도쿄올림픽 선전을 다짐하며 화이팅하고 있다. |
6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0 도쿄올림픽(7월 24일~8월 9일) 근대5종에서 메달이 기대되는 부산 토박이 선수가 있다. 한 종목에 우물을 파도 성공하기 어려운데 무려 5개 종목에서 기량을 발휘해야 해 그야말로 ‘원더우먼’이 따로 없다. 근대5종은 펜싱을 비롯한 수영, 승마, 복합 경기(육상+사격)를 한꺼번에 잘해야 해 수능시험과 같다.
김세희(부산시체육회·24)는 지난해 9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동메달을 따며 도쿄올림픽 티켓을 확보했다. 당시 김세희는 단체전 금메달과 릴레이 부문 은메달도 땄다. 두 달 뒤 열린 2019 근대5종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선 1370점을 얻어 여자 개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세희는 초등학교 때부터 수영 선수로 활동하다 고교 2학년 때 근대4종(고등부는 승마 제외)으로 종목을 바꿨다. 학교 체력 테스트에서 달리기에 소질을 보여 학교 측의 권유로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디딘 것. “런던올림픽이 끝난 다음 해 근대5종 붐이 일었습니다. 유망주로 뽑히자 서울에서 한 달간 합숙 훈련 기회가 주어졌어요. 이때 승마와 펜싱, 사격 등 종목별 기초를 탄탄하게 다졌습니다. 당시 잘 배운 덕분인지 승마 경기에서 넘어져 크게 다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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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9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19 국제근대5종연맹(UIPM) 세계선수권에서 종목별 경기를 펼치는 모습. 김세희는 이 대회 개인전 동메달을 따며 올림픽 티켓을 확보했다. 김세희 선수 제공 |
‘반전 드라마’도 빼놓을 수 없다. “기술 종목과 체력 종목이 섞였고 상대가 있는 운동이다 보니 머리 수 싸움에 능해야 하고 운도 따라줘야 합니다. 수영에서 부진해 순위가 밀렸더라도 펜싱과 승마에서 단숨에 뒤집을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영원한 일인자가 없습니다.” 결과의 불확실성이 어느 종목보다 커서 종료 벨이 울리기 전까진 결과를 절대 예측할 수 없는 게 근대5종이다.
다재다능한 선수로 성장한 비결로 동생 김세동을 꼽았다. 김세동도 누나와 함께 근대5종 선수로 활동 중이다. “동생이 수영을 시작하자 저도 따라 배웠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실력도 쑥쑥 늘었죠. 그러던 중 동생이 선수 테스트 제의를 받은 겁니다. 오기가 생겨 저에게도 기회를 달라고 떼를 썼고 이후 함께 선수로 뛰기 시작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동생은 지난해 12월 대표팀 선발전에서 떨어졌어요. 언젠가 꼭 남매가 함께 올림픽에 출전하는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
근대5종 대표팀은 국가대표인데도 진천선수촌이 아닌 문경 국군체육부대에서 훈련한다. 승마 훈련장이 문경에만 있어서다. “동네 식당이라도 가려면 차 타고 20분을 이동해야 하는 시골입니다. 외부와 거의 단절된 생활을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선수들이 매일 종목당 2시간씩 단내 나는 훈련을 이겨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최근 황금세대를 맞이한 근대5종은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기대한다. 그는 “정민아, 김선우 등 국내 많은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다 보니 종가인 유럽이 놀라고 있다”면서 “선수와 지도자가 서로 격려하고 응원해주는 분위기가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 부산 출신 선수가 일본 하늘에 보란 듯이 태극기를 휘날려 시민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