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까지 뛰는 다른 구단과 차별
- 허 “훈련량과 성적 비례 안 해
- 효율성 높이고 멘탈 관리해야 ”
롯데 자이언츠의 2020 스프링캠프(전지훈련)는 ‘얼리 버드’로 봐도 무방하다. 선수들은 오전에만 훈련하고 오후부터는 자유 시간을 갖는 소위 ‘아침형 인간’으로 변했다. 그동안 오전 훈련을 마치면 구장에서 점심을 먹은 후 오후 훈련까지 소화하고 웨이트트레이닝장으로 떠나던 풍경이 싹 바뀌었다. 짧고 굵게 운동하고 고효율을 내자는 게 롯데의 이번 전지훈련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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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자이언츠 투수들이 12일(한국시간) 호주 스프링캠프인 애들레이드 자이언츠 구장에서 몸을 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
12일 호주 애들레이드 전지훈련에 참가 중인 허문회 감독은 “공식적인 팀 훈련 시간이 하루 3시간20분 정도인데 절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선수들은 주어진 시간 동안 실전처럼 집중적으로 훈련하게 된다. 훈련은 보여주려고 하는 게 아니고 자신을 위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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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경은(왼쪽)과 김대우가 자유 시간에 숙소 인근 태국 음식점에서 여유롭게 식사를 만끽하는 모습. 노경은 제공 |
겉으로 드러난 훈련 시간만 보면 다른 팀 선수들의 부러움을 살 수밖에 없다. 호주 멜버른 인근 질롱에서 전지훈련 중인 두산 베어스는 오전 9시 워밍업을 시작해 40분 후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간다. 점심을 마치면 오후 1시30분부터 웨이트트레이닝을 소화한다. 오후 5시30분에 저녁 식사를 마치면 7시부터 다시 야간 훈련에 들어간다. 미국에 캠프를 차린 NC 다이노스, SK 와이번스 등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지훈련에서 몸을 제대로 만들어도 전 경기를 소화하기 힘든데 겨우 3시간여 훈련으로는 시즌을 버티기는커녕 또 지난 시즌처럼 최하위로 곤두박질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허 감독이 이런 원칙을 세운 이유는 ‘효율성’에 있다. 그는 “지루한 훈련보다는 짧고 굵게 훈련을 진행하는 게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선수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 오전 내내 집중 훈련을 하므로 훈련량은 다른 팀에서 온종일 훈련하는 것과 맞먹는다. 롯데가 지난해까지 그렇게 많이 훈련했는데도 성적이 좋지 못했다. 이제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새로운 문화를 심어주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만 30세 이하 선수를 ‘루틴조’로 분리해 웨이트트레이닝을 따로 시키는 것도 새로운 훈련 문화의 일환이다. 체력적으로 아침 일정을 추가로 소화할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은 오전 6시30분에 식사한 후 체육관으로 향한다. 그리고 오전 9시까지 2시간30분 정도 운동한다. 야구장에 도착하면 실내 훈련장에서 개별 운동을 30분 정도 소화한 후 팀 훈련에 합류한다.
오후는 오롯이 ‘개인 시간’이다. 선수 일부는 이때 웨이트트레이닝이나 기술 훈련을 추가로 하기도 하지만 허 감독은 ‘노 터치’다. 노경은은 “선수 모두 프로 의식이 있기 때문에 시간을 허투로 보내지 않는다. 훈련할 땐 집중해서 하고 쉴 땐 푹 쉬는 등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고 선수단 훈련 분위기를 전했다.
허 감독은 “훈련량은 충분하기 때문에 생각할 시간을 부여하는 것”이라며 “야구만 하다 보면 생각할 시간이 없다. 산책 등 개인 시간을 보내면서 그동안 해온 훈련을 되짚어보고 앞으로의 마음가짐도 잘 다질 수 있다”고 평소 소신인 ‘멘탈 야구’를 힘줘 말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