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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낮엔 직장인 밤엔 운동선수…부산 컬링 천금 같은 동메달

동계체전 男 일반부 3등 성과

  •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
  •  |   입력 : 2020-02-13 19:52:31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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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장 없어 북구빙상장 훈련
- 일반인·쇼트트랙 사용 끝나면
- 밤 10시에야 겨우 2시간 허락
- 전용훈련장 설립 요구 목소리

“빙상 불모지인 부산이 전국동계체육대회(동계체전) 컬링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은 기적 같은 일입니다. 낮에 직장과 학교에 다니면서 밤에 운동하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에요. 컬링에 대한 선수들의 불타는 열정이 있기 때문에 이 정도 성적이라도 나오는 겁니다.”

부산북구문화빙상센터에서 훈련하는 건국중 컬링팀. 국제신문DB
부산컬링협회는 지난 12일 경기도 의정부컬링센터에서 열린 제101회 동계체전 컬링 남자 일반부 4강전에서 서울팀으로 참가한 서울시청에 1-16으로 크게 졌다. 하지만 1회전에서 충북 대표 충북컬링경기연맹을 꺾은 부산컬링협회는 이날 오전에 열린 2회전 전북 대표 전북컬링경기연맹과 경기에서 6-5로 짜릿한 승리를 거둬 동메달을 확보했다.

13일 부산컬링협회 전무이사이자 플레잉코치로 활약하는 이규헌 전무는 “최근 다른 시·도 체육회나 시·도청 소속 선수들은 전용 경기장에서 아낌없는 지원을 받으면서 캐나다 등 해외 전지훈련도 수시로 다녀오고 있다”며 “겨울에 얼음도 얼지 않는 부산을 대표하는 팀은 실업팀 선수 없이 학업과 사회생활을 하면서 운동을 병행하는 동호회 수준의 선수로 구성돼 있다. 하루에 2시간도 채 연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국대회에서 입상한 것은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부산이 동계체전에서 컬링 종목 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1년 동계체전 남녀 고등부(대저고, 부산외고)에서 우승하는 등 그동안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이번에 이렇게까지 주목받는 이유는 꾸준히 훈련 환경이 개선되는 타 지역팀에 비해 부산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열악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 컬링은 건국중, 건국고 남자 컬링팀과 부산외고 여자 컬링팀, 일반 남자부와 여자부 등에서 선수 50여 명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부산북구문화빙상센터에서 훈련하고 있지만 전용구장이 아닌 탓에 스케이팅 선수들과 시간을 나눠 빙판을 사용한다. 이 전무는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 선수들도 이곳을 함께 이용하고 있어 훈련에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컬링은 빙질에 매우 큰 영향을 받는 종목이다. 스케이트 날에 빙상장 곳곳이 움푹 파여 제대로 된 훈련을 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지역에 국제규격 아이스링크장은 북구 빙상장과 남구 빙상장 두 곳밖에 없다. 남구는 거리가 멀어 울며 겨자 먹기로 북구에서 겨우 연습은 하고 있지만 훈련 시간은 항상 빠듯하다. 일반인이 스케이트장으로 이용하고 쇼트트랙 등 다른 종목의 선수들이 대관해서 훈련한 뒤에 허락받는 시간은 밤 10시다. 자정까지 2시간이 주어지는데 이마저도 30분 빙질 관리를 하고 나면 최대 1시간30분밖에 뛸 수 없다.

이에 컬링 전용 경기장을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온다. 이 전무는 “전문 선수들이 아님에도 실력이 뛰어난 지역 인재들이 계속 배출된다”며 “이들의 지역 외 유출을 막기 위해선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다. 유지비 걱정이 나올 수 있는데 일반인 대관과 관광으로 만회하면 된다. 일본의 경우 일반인 대관을 비롯해 컬링 체험 등 관광 투어로 수익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 컬링은 남자 중학부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부산 대표로 출전하는 건국중은 15일 오후 7시 경기도 의정부컬링센터에서 전남 대표 망운중과 1회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이기면 최소 동메달을 확보할 수 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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