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어트랩 17번홀 승부수 적중
- “코로나로 고생 국민에 위로되길”
‘무관의 신인왕’ 임성재(22)가 50번째 도전 끝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임성재는 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 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파70·7125야드)에서 열린 2019-2020시즌 PGA 투어 혼다 클래식(총상금 7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임성재는 매켄지 휴즈(캐나다)를 1타 차로 따돌리며 정상에 올라 우승 상금 126만 달러(약 15억2000만 원)를 받았다.
임성재는 PGA 투어 데뷔 후 자신의 50번째 무대에서 값진 첫 우승을 달성했다. 한국인 6번째 PGA 투어 우승자 강성훈(33)이 무려 158전 159기 끝에 지난해 AT&T 바이런 넬슨에서 첫 우승 감격을 누린 것과 비교하면 임성재의 첫 승이 늦은 편은 아니다.
2018년 10월 세이프웨이 오픈에서 정식 데뷔전을 치른 임성재는 2018-2019시즌 35개 대회에 출전해 26차례 컷을 통과하고 톱 10에 7차례 드는 활약을 펼쳐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임성재는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처음으로 PGA 투어 신인왕에 오르는 새 역사를 썼다.
임성재는 2019-2020시즌에도 활약을 이어가며 자신의 가치를 뽐냈다. 그는 지난해 9월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 준우승, 10월 조조 챔피언십 공동 3위 등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렸다. PGA는 지난해 12월 홈페이지에서 임성재를 ‘2020년 주목할 선수 30명’ 중 한 명으로 꼽으며 “그의 첫 PGA 투어 우승은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전망이 두 달 만에 현실이 되며 마침내 ‘우승 없는 신인왕’이라는 꼬리표를 뗐다.
임성재의 우승은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과 대범함이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임성재는 최종 4라운드에서 어렵기로 소문난 15~17번 홀 ‘베어 트랩’을 오히려 공격적으로 공략하며 타수를 줄였다. 베어 트랩은 난코스인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에서도 어렵기로 유명한 홀이다.
3타 차 공동 5위로 4라운드를 출발한 임성재는 첫 5개 홀에서 4개의 버디를 쓸어 담았고 11번 홀(파4) 버디로 한때 단독 선두에 올랐다. 하지만 곧바로 12번 홀(파4)과 13번 홀(파4) 연속 보기로 순위가 내려갔다. 임성재는 ‘베어 트랩’에서 승부를 걸었다. 15번 홀(파3) 버디에 이어 16번 홀(파4)을 파로 막은 임성재는 이 홀에서 공동선두 휴즈가 보기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어 17번 홀(파3)에서 공격적인 티샷으로 공을 홀에 붙인 뒤 버디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 자리를 지켰다. 18번 홀(파5)을 파로 막은 임성재는 1타 차로 추격하던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가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기록해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임성재는 최경주(50·8승), 양용은(48·2승), 배상문(34·2승), 노승열(29·1승), 김시우(24·2승), 강성훈(32·1승)을 이어 한국인 7번째로 PGA 투어 우승자 반열에 올랐다. 그는 경기 후 “이전까지 우승 기회가 몇 번 있었고 상위권도 많이 했는데, 그 경험을 잘 살려서 잘 마무리했고,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로 힘들어한다”며 “한국 선수로서 한국인 모두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