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도 열흘 휴가 제안했지만
- 동료들와 정상적 귀국 뜻 밝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프로야구 개막이 연기되면서 각 구단의 외국인 선수들의 향배는 동반 한국행과 일시 귀국 두 달래로 뚜렷하게 갈린다.
KBO리그 소속 외국인 선수 일부는 구단 전지훈련 이후 한국에 들어오지 않고 ‘재택 훈련’에 들어간다. 하지만 그 기간 컨디션 저하 우려와 혹시 모를 이탈 가능성은 각 구단 전력과 시즌 판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다행히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선수들은 특별 휴가도 반납하고 선수단과 동행을 선택했다.
롯데는 댄 스트레일리, 아드리안 샘슨, 딕슨 마차도가 한국에서의 적응 문제, 팀 훈련 참여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존 계획대로 오는 17일 선수단과 함께 부산으로 입국한다고 12일 밝혔다. 17일까지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전지훈련을 치르는 롯데는 정규리그 개막이 연기됨에 따라 지난 11일 세 선수에게 잠시라도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10여 일의 특별 휴가를 줬다. 하지만 이들은 특별 휴가를 반납하고 롯데 선수단과 함께 호주 스프링캠프지에서 한국으로 귀국하는 쪽을 택했다.
스트레일리는 “특별 휴가를 취소하고 한국에 귀국하게 된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하지만 한국행을 결정한 가장 결정적인 사유는 ‘우리가 팀과 하나가 돼 계속 시즌을 준비하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었다. 구단이 먼저 며칠간 고향을 방문할 수 있도록 배려해줘 정말로 감사하지만, 길게 봤을 때는 반납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팀에 설명했다. 가족들과도 상의해 결정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 NC 다이노스, KIA 타이거즈 외국인 선수도 롯데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훈련한다. 반면 일본과 대만에서 훈련한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 소속 외국인 선수는 국내에 들어오지 않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훈련한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 역시 외국인 선수는 미국에 남겨둔 채 귀국했다.
지난달 28일 KBO는 각 구단 단장과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롯데는 재빨리 애초 5일까지였던 호주 애들레이드 전지훈련 일정을 오는 17일까지 연장했다. 다행히 조기 귀국한 다른 구단과 달리 코로나19 영향권에서 벗어나 마음 놓고 훈련에만 매진할 수 있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KIA와 함께 진정한 승자로 평가받는다.
갑작스럽게 일정을 연장하면서 롯데 선수들은 숙소를 두 번이나 옮기는 등 불편함을 겪어 우려의 시선도 있다. 그러나 프로농구와 프로배구에서 외국인 선수들이 잇달아 이탈하는 상황에서 롯데 외국인 선수들이 ‘원 팀’을 내세우며 행동을 같이하는 것은 선수단 전체 사기 진작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선수들과 맞춰온 호흡을 유지하고 컨디션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됐다. 가족을 방문하는 동안 구단 코치진이 없는 상태에서 실시하는 현지 개인훈련으로는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짧은 기간 장거리 비행을 반복하면서 시차 적응 등의 문제로 일어나는 체력 저하도 피할 수 있다.
이성득 전 KNN 해설위원은 “외국인 선수의 안정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롯데 외국인 선수가 구단이 준 휴가를 자진반납하고 국내선수와 동행을 택했다는 것은 그만큼 올 시즌 팀을 위해 희생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개막을 앞두고 선수단의 팀워크가 한층 향상될 것으로 보이며 시즌 행보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