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처음 선보이는 씨름리그
- 예정된 경기 정상운영 불투명
지난해 연말부터 후끈 달아올랐던 모래판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차갑게 식었다. 전통 민속 스포츠인 씨름도 코로나19를 비껴가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선수들은 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뒤집기 한판처럼 열기를 불어넣을 날만 학수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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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열린 설날장사씨름대회 금강급 결승전 경기. 대한씨름협회 제공 |
23일 김태우 부산씨름협회 전무이사는 “회장기전국장사씨름대회와 전국생활체육대축전 등 많은 대회가 연기됐다”면서 “제2의 부흥기를 맞이하려는 찰나에 뜻하지 않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선수들 사기가 떨어졌다”고 안타까워했다.
실제 대한씨름협회 홈페이지는 이달 개최 예정이던 제50회 회장기전국장사씨름대회를 비롯해 다음 달에 열릴 2020년 전국생활체육대축전과 오는 5월 예정인 제49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잠정 연기됐음을 알리는 팝업창으로 도배돼 있다. 최근 부활의 날갯짓을 하던 씨름이 악재를 만난 것이다.
씨름은 2018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며 전 세계의 문화유산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연말에는 KBS 2TV 씨름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씨름의 희열’을 통해 경량급(90㎏ 이하급) 선수들의 박진감 넘치는 기술 씨름으로 인기를 얻었다. 이에 힘입어 지난 1월 충남 홍성에서 열린 2020년 위더스제약 설날장사씨름대회는 6일간 1만여 명의 관객이 몰리며 씨름 흥행에 불을 지폈다.
올해는 민속씨름리그도 돛을 펼친다. 올해 첫선을 보이는 민속씨름리그는 지난해 다섯 차례에 걸쳐 시범 경기를 마쳤고 오는 5월 평창을 시작으로 10회가 예정돼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민속씨름리그 역시 정상 운영 여부는 불투명하다.
선수들은 당장 훈련도 제대로 못 한다. 김 이사는 “몸을 부대끼며 힘과 기술을 겨루는 종목 특성상 협회에서 훈련 자제를 요청해왔다”면서 “공공시설 이용 자제 공문도 내려와 일반부 선수들은 산을 오르내리며 훈련 아닌 훈련으로 대신한다. 씨름 훈련장은 썰렁하기 그지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한체육회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소통하고 있다”면서 “국내외 스포츠 경기가 잠정 연기된 상황에서 대회를 언제 재개할지 논의조차 못 한다. 제대로 훈련을 못 하는 선수들이 가장 답답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