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도쿄올림픽행에 큰 역할을 했던 1997년생들이 내년 여름으로 1년 연기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4일(한국시간) 홈페이지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구성한 실무그룹의 첫 번째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FIFA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대유행함에 따라 사무총장과 대륙연맹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실무그룹을 꾸려 이날 전화로 첫 회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는 남녀 국가대표팀 간 경기(A매치), 도쿄올림픽, 연령별 월드컵 등에 관한 안건이 논의됐으며 만장일치로 권고안을 마련했다.
실무그룹이 FIFA 사무국에 권고하기로 한 사항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출전 자격에 관한 내용이다. 올림픽 남자축구 경기에는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23세 이하(U-23) 선수만 출전할 수 있다. 단, 팀당 18명의 엔트리 중 3명에 한해 와일드카드로 24세 이상 선수가 참가할 수 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내년에 24세가 되는 1997년생 선수의 출전 자격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경험과 체력이 앞선 1997년생들이 올림픽 예선에서 대표팀 주축으로 활약하며 본선행에 큰 힘이 됐던 터라 이들에게 출전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결론은 1997년생의 출전 자격 유지였다. 실무그룹은 “출전 자격을 원래대로 유지한다”면서 “1997년 1월 1일 이후 태어난 선수와 3명의 추가 선수”라고 밝혔다.
앞서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달 FIFA에 공식 서신을 보내 “올림픽 출전을 위해 예선을 치르고 준비해 온 선수들이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대회가 연기돼 본선에 참가할 수 없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1997년생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 권리를 보호해 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FIFA 실무그룹도 1997년생의 참가 자격 유지에 찬성하면서 김학범 감독은 시름을 덜게 됐다.
올해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해 치러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일군 한국 대표팀은 당시 대회에 참가한 23명의 선수 중 11명이 1997년생이었다. 도쿄행 티켓 획득에 힘을 보탠 부산 아이파크 이동준 박진규도 대표팀 선발 자격을 유지하게 됐다.
한편, FIFA 실무그룹은 오는 6월까지는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예선을 포함해 모든 남녀 A매치를 연기할 것을 권고했다.
이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