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성준 공수 뛰어나 경쟁 앞서
- 수비 좋은 김준태 타격감 과시
- 신예 정보근 베테랑처럼 투수 리드
- 부상당한 나종덕 빠른 복귀 기대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2년간 포수진의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 지난해 리그 첫 100폭투 기록은 롯데 포수진의 민낯을 드러내는 단면이기도 했다. 포수의 기본인 ‘캐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젊은 포수들이 줄줄이 흔들리자 그 여파는 마운드로 이어졌다. 강민호가 FA로 떠난 후 ‘무주공산’이 된 안방마님 자리는 올 시즌에도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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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지성준, 김준태, 정보근 |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의 배터리 코치로 영입된 행크 콩거(한국명 최현) 코치는 구멍 난 안방을 재건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는 “롯데 포수진의 문제를 알고 있다”면서 “지난 시즌은 잊고 새로운 시각에서 앞으로 어떻게 발전을 해야 할지만 신경을 쓸 것이다”며 롯데에서의 지도 신념을 밝혔다.
이번 호주 애들레이드 스프링캠프에서는 트레이드로 한화에서 영입한 지성준을 비롯해 김준태 나종덕 정보근 등 젊은 포수진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네 차례 가진 평가전에서 나란히 기회를 부여받았고, 허 감독과 콩거 코치로부터 기량과 자신감이 한 단계 향상됐다는 평가도 받았다.
개막을 앞둔 현재까지 주전은 지성준이다. 지성준은 2014년 육성선수로 선수 생활을 시작해 1군에서 167경기를 뛰었는데, 풀타임 경력으로만 치면 두 시즌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롯데 포수진을 생각하면 공수 전반에서 가장 나은 카드이나 경험치가 부족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리그 백업 포수 중에서는 최상급으로 평가할 수 있다.
180cm, 102kg의 체격을 갖춘 지성준은 1994년생으로 2014년 청주고를 졸업하고 한화에 입단했다. 우투우타의 포수로 1군 무대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안정적인 포구 능력과 공격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캠프 평가전부터 시범경기까지 나오는 경기마다 안정된 투수 리딩과 견고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특히 스트레일리와 노경은 등 선발 투수와 호흡이 돋보였다. 공격력도 돋보였다. 지성준은 국내 청백전에서 타율 0.250(28타수 7안타)을 기록하며 팀내 포수들 중 가장 높은 타율을 보였다. 특히 지난 21일~24일 열린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선 타율이 무려 0.800(5타수 4안타)에 달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지성준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거인 유니폼을 입은 콩거 코치와 라이언 롱 타격코치로부터 잘 조련 받으면 2017년 KIA의 김민식처럼 될 가능성이 높다. SK 백업 포수였던 김민식은 KIA로 둥지를 옮겨 그해 팀의 통합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김민식 역시 대졸 자원으로 2012년 입단한 후 2군에서만 뛰다가 상무에서 군 복무를 했고, 돌아온 후 1군에서 뛴 2시즌 동안 출전 기록은 111경기뿐이었다. 김민식은 주전 첫해 137경기에 나와 타율 0.222 4홈런 40타점 39득점의 활약을 펼치며 팀을 정규리그 1위에 올려놓았다.
지성준과 동갑내기인 김준태도 주전 안방마님을 두고 경합할 실질적인 경쟁자로 거듭났다. 그는 지난해 초 1군 무대에서 꾸준히 뛰었다. 그러나 43경기 타율 0.159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고 지난해 6월 10일 1군 엔트리 말소 이후 퓨처스에서만 활약했다. 퓨처스에서는 41경기 타율 0.309를 기록했다. 김준태가 포수 마스크를 썼을 때 선발 투수의 성적이 좋은 편이었고 양상문 전 감독 역시 그의 투수 리드를 높게 평가했다.
허 감독이 매서운 공격력을 겸비한 좌타 포수 김준태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이유다. 김준태는 전지훈련 평가전부터 맹타를 날렸다. 수비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콩거 코치는 빠른 성장세가 돋보이는 김준태에게 기대를 건다. 그는 “김준태가 어린 티를 벗고 한층 차분해졌다. 타격을 겸비한 수비력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7일 대구 라이온스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스와의 연습경기에서 2회 초 빅이닝의 출발을 알리는 볼넷을 얻어 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연습경기 4경기째 만에 선발 마스크를 쓴 김준태는 이날 뛰어난 선구안을 보여주며 허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정보근 등 후발주자들의 기량도 만만치 않다. 경남고 출신으로 2018년 2차 지명 드래프트 전체 83순위로 롯데에 온 정보근 역시 구단의 비밀병기다. 지난 시즌 15경기 출전에 불과했지만 임팩트가 강했다. 폭투, 실책 등 주요 지표에서 불명예스럽게 1위를 떠안은 롯데 사정에서 정보근은 신예답지 않은 과감한 투수 리드와 안정적인 포구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 시즌 롯데의 주전 포수로 나선 나종덕은 호주 전지훈련에서 부상으로 조기 하차한 것이 아쉽다. 젊은 포수 자원 중에서 가장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던 나종덕은 지난 시즌 104경기에 출장해 타율 0.124(185타수 23안타), 3홈런, 1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383에 그쳤다. 타격과 수비에서 기본기 부족을 드러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비 실력은 쑥쑥 늘었다. 특히 날카롭고 정확한 송구가 만든 도루 저지율은 0.375로 팀 내 포수 중 가장 높았다.
포수 경쟁은 시즌 내내 이어질 것이다. 허문회 감독은 “젊은 포수들이 실패 트라우마를 떨쳐내고 다시 자신감을 끌어올린다면 언제든 제 몫을 해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멘탈 야구’를 중시하는 허 감독 지도 아래 선수들이 절실함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잠재된 능력을 보여준다면 제2의 강민호가 다시 사직의 안방을 지킬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