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예상치 못한 타선 침체
- 최하위 기록한 뼈아픈 기억
- 올해 체중 크게 줄인 이대호와
- 멘탈관리 손아섭 명예회복 기회
- 마차도·안치홍·지성준 등
- 롯데 타선 새 얼굴도 기대
허문회 감독은 지난해 11월 공식 취임하며 ‘다른 팀에 뒤떨어지지 않은 공격력’을 롯데 자이언츠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1번부터 9번까지 쉬어갈 타자가 없다는 분석이었다. 올 시즌도 롯데 타선은 10개 구단 중 가장 막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대호 전준우 등 든든한 거포들이 있어 새 외국인 타자를 물색할 때조차 타력보다 수비력에 더 방점을 찍었다. 롯데 타선의 마지막 초점은 꼭 필요할 때 한 점을 뽑을 수 있는 응집력 강화에 맞춰진다.
 |
| 이대호(왼쪽), 손아섭 |
지난 시즌 롯데 자이언츠가 최하위를 기록한 원인은 선발 투수 부진과 불펜 과부하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했던 타선의 침체도 한몫했다. 팀 타율과 OPS(출루율+장타율)가 각각 0.250, 0.674라는 타격 지표가 이를 증명한다. KBO리그 10개 구단 중 최하위. 특히 개인 타이틀 경쟁을 해야 할 이대호, 손아섭의 부진은 뼈아프다. 이대호에게 타율 0.285 16홈런 88타점, 손아섭에게 0.295 10홈런 63타점은 기대 이하의 성적이다. 롯데가 올 시즌 반등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공격력 향상이 필수다.
이대호와 손아섭은 올 시즌 중심 타선에 배치될 예정이다.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는 비시즌 굵은 땀을 쏟는 등 명예회복을 노린다. 지난 1월 사이판에서 체중을 크게 줄인 이대호는 호주 애들레이드 전지훈련에서도 변신을 거듭했다. 그는 숙소에서 야구장까지 도보로 1시간가량을 걸어다니면서 부족한 부분을 다시 곱씹어 보고 목표를 재정립했다. 손아섭 역시 전지훈련에서 이를 악물었다. 10년 연속 3할을 달성하는 데 실패한 것을 거울삼아 커리어하이를 찍었던 2013, 2014시즌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특타는 물론 멘탈도 가다듬었다.
라이언 롱 타격 코치는 “두 선수가 건강하게 훈련을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면서 “모두 베테랑이기 때문에 개막전에 맞춰 페이스를 잘 끌어올리고 있다. 전지훈련에서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잘 보여줘 올 시즌 부활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거인 군단 타선을 이끌 리드오프(1번 타자)는 주장을 맡은 민병헌이 유력하다. 2013년부터 7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민병헌은 지난 시즌 타율 0.304 9홈런 43타점을 기록했지만, 부상으로 인해 규정 타석을 채우지는 못했다. 민병헌은 장타를 늘리기 위해 타격 폼까지 바꾸며 독한 마음으로 전지훈련에 임했다. 지난달 15일 전지훈련 마지막 청백전에서는 윤성빈을 상대로 솔로포를 터트리며 장타 능력을 과시했다.
전준우가 2번 타순에 위치하면서 중심타선 연결고리 역할을 맡을 계획이다. 지난 시즌 3할대 타율에 22홈런과 83타점으로 거의 모든 지표에서 팀 내 1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4년 총액 34억 원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은 그는 1루수로 자리 잡는 게 최대 과제다. 전지훈련에서 1루수로 출전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줘 허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타석에서도 매 경기 안타를 치며 좋은 타격감을 선보였다.
올 시즌 새 얼굴도 기대된다. 롯데는 스토브리그 기간 외국인 선수 딕슨 마차도와 FA 안치홍, 그리고 트레이드로 지성준을 영입했다. 빈약한 센터라인과 안방마님 수혈로 수년간 해묵은 숙제를 해결한 롯데는 지난 시즌 팀 최다 실책 불명예를 씻어내겠다는 각오다.
유격수 마차도는 2015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후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주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 체중 증량과 타격 폼 교정으로 장타력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은 마차도는 이번 호주 애들레이드 스프링캠프에서 주로 7번 타순에 배치돼 방망이 테스트를 받았다. 타격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허 감독의 의중이다. 현지 프로팀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전에 모두 출전해 9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방망이를 예열시켰다. 특히 4차전에는 2회 3점 홈런을 터트리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마차도는 국내서 펼쳐진 11차례 청백전에 출전해 타율 0.303(33타수 10안타)를 기록하며 공격력 우려를 불식시켰다.
마차도와 키스톤콤비를 이룰 안치홍은 지난 시즌 다소 부진했지만 거인 유니폼을 입고 반등을 노린다. 전지훈련에서 치른 청백전 4경기에서 11타수 6안타로 맹활약하더니 국내 청백전에선 마차도와 함께 타율 0.303(33타수 10안타)의 공격력을 펼쳐보여 올 시즌을 기대하게 했다. 지성준 역시 전지훈련 6타수 3안타 2볼넷, 국내 청백전 28타수 7안타를 기록해 공격력이 약한 안방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밖에 7번 타순에 배치될 신본기와 한동희의 3루수 쟁탈전, 강한 9번을 꿈꾸는 강로한의 외야수 안착도 지켜볼 일이다. 3루 주전이 유력한 신본기는 국내 청백전에서 타율 0.333(30타수 10안타)를 기록하며 김동한과 함께 팀내 타율 1위에 올라 방망이도 뜨거워졌다. 강로한은 국내 청백전에서 타율 0.308(26타수 8안타)를 기록하며 팀내 타율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프로 데뷔 3년 차를 맞는 한동희는 국내 청백전에서 타율 0.212(33타수 7안타)로 주춤했지만 호주 전지훈련 4차례 평가전에서 11타수 5안타로 타율 0.455를 기록하며 유망주 딱지를 뗄 심산이다. 그는 “연습을 통해 완벽하게 준비했다”면서 “다른 선수와의 경쟁은 의식하지 않는다. 실전에서 기회가 주어지면 실력을 십분 발휘하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