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만의 1군 마운드서 쓴맛
한때 KBO리그를 대표했던 좌완 투수 장원삼이 롯데 자이언츠 이적 후 시즌 첫 1군 등판에서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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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한 장원삼이 2회 초 두산에게 실점한 이후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원준 프리랜서 windstorm@kookje.co.kr |
장원삼은 지난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10피안타 1볼넷 5실점의 기록을 남긴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결국 경기 종료 직후 2군행을 통보받았다. 애초 지난주 1승을 올린 서준원이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9일 토요일 선발 예정이었던 장원삼이 우천 취소로 등판하지 못하면서 이날 선발 기회를 얻었다.
지난 시즌 종료 이후 LG 트윈스에서 방출된 장원삼은 입단 테스트를 거쳐 거인 유니폼을 입었다. 김해 상동구장에서 1군 호출만을 기다리며 절차탁마했던 그가 드디어 사직구장 마운드에 오른 것이다. 외국인 투수 애드리안 샘슨이 2주 자가격리 기간을 가지게 되면서 생각보다 일찍 임시 선발로 투입됐다.
허문회 감독은 최근 신무기 커터를 장착한 장원삼이 좌타자가 많은 두산 타선을 상대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장원삼은 LG 소속으로 지난해 5월 14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 등판한 이후 364일 만에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반전은 없었다. 이날 그의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140km/h를 넘지 못했고 주 무기인 슬라이더는 전반적으로 높았다. 두산 타자들은 좌완 선발에 약하다는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장원삼 공략에 큰 어려움을 보이지 않았다. 서른여덟 살 노장인 그의 구속과 제구로는 두산 타자를 상대하기 역부족이었다.
심재학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두산의 좌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선발로 출전한 장원삼이 나쁘지 않은 구위를 보였지만 10개의 피안타에서 보이듯이 공이 대체로 높게 형성된 점이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세월의 무게가 여실히 느껴지는 투구 내용이었다. 롯데는 13일 장원삼을 2군으로 내려보내고 좌완 불펜 투수 고효준을 1군 엔트리에 올렸다. 허 감독은 장원삼이 1회부터 흔들렸음에도 일찍 교체하지 않아서 전세를 기울게 한 자신의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2군에서 좋은 선수라고 추천했지만, 결과가 안 좋았다”며 “장원삼의 구위를 냉정하게 판단하지 못하고 임시 선발로 추천한 2군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첫 선발 등판서 쓴맛을 본 장원삼에게 허 감독이 다시 기회를 줄지는 알 수 없다. 임시 선발 장원삼의 부진으로 샘슨 없는 롯데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1년 만에 1군 마운드에 올랐지만 재기할 기회를 놓친 장원삼이 다시 한번 선발로 나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