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바닥권 홈런·타점도 상승
- 개막전부터 상위타선 불방망이
- 정훈·마차도 하위타선도 폭발
- 최강 타순 구축해 상승세 견인
“거인 방망이가 달라졌어요.” 지난 시즌 KBO리그 최하위를 기록했던 롯데 자이언츠 타선이 새 시즌 ‘환골탈태’한 모습이다.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돼 아쉽지만 화끈한 방망이쇼로 방구석을 들썩이게 만들며 부산을 다시 야구 도시로 바꿔놓으려 한다.
지난 12일 현재까지 롯데의 팀 타율은 0.307로 두산 베어스(0.341)에 이어 리그 2위에 올랐다. 팀 홈런도 10개나 쏘아 올리며 NC 다이노스에 이어 2위에 자리했고 타점 역시 40개로 NC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 수치는 0.855로 세 번째로 높고 탈삼진은 39개로 두산(26개)에 이어 최소 기록 2위를 달리는 중이다.
지난 시즌 롯데의 팀 타율은 0.250으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팀 홈런도 90개에 그치며 7위였고, 팀 타점과 장타율도 각각 545타점, 0.358로 순위 맨 아래에 위치했다. OPS 역시 0.674로 최하위였다. 올 시즌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가운데 아직 10%도 채 소화하지 않았지만 기록만 놓고 보면 판이하게 달라진 것만은 분명하다.
이날 롯데가 두산에게 패하며 21년 만의 개막 6연승 행진이 불발됐다. 하지만 위력적인 공격력은 9회 말까지 상대 팀에 긴장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초반부터 5점 차로 벌어지고도 안치홍과 정훈이 3안타를, 전준우 손아섭 신본기가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15안타를 퍼붓는 화력을 자랑하며 끝까지 뒤집을 수 있다는 희망을 던졌다.
섣불리 장담할 수 없지만 분명한 건 롯데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창단 후 처음으로 ‘꼴찌’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롯데는 그해 겨울 대대적인 변화에 나섰다. 단장과 감독이 모두 바뀌었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안치홍을 영입했으며 외국인 선수도 교체했다. 성적이 나아지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롯데는 비시즌 마무리 훈련과 전지훈련을 통해 구조적으로 전에 없던 짜임새를 갖췄다. 민병헌~전준우~손아섭~이대호~안치홍으로 이어지는 뜨거운 상위 타선을 구축한 롯데는 연습경기에서 3할대 팀 타율(0.324)을 리그 유일하게 기록하며 5승 1패의 뛰어난 성적으로 연습경기 순위 1위에 올랐다. 이 같은 국가대표급 상위 타선 구축은 개막전부터 위용을 드러냈다.
여기에 백업 멤버였던 정훈이 타격에 눈을 떴고 수비형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가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보여주는 등 하위 타선마저 불을 뿜으면서 쉬어갈 틈이 없는 리그 최강 타순을 완성시켰다. 허구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하위 타선인 정훈과 마차도가 장타를 터트려주며 타선의 무게감을 더했다”면서 “특히 마차도의 배트 스피드가 상당히 빠르다. 성민규 단장이 데려온 선수 가운데 마차도의 영입이 가장 성공적인 것 같다”고 밝혔다.
롯데는 두산과의 3연전 가운데 첫 경기를 내주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타격감은 여전히 불타오른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어 언제 차갑게 식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까지 롯데가 보여준 공격력만 놓고 보면 오랫동안 상승 사이클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전역에 KBO리그를 생중계하는 ESPN도 롯데의 상승세를 주목하며 KBO리그 파워랭킹을 8위에서 5위로 끌어올렸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을 넘어 거인의 상승세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때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