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인 투수 공백 속 부상 치명
- 보호대 착용 등 예방 필요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 투수들이 초반부터 수난을 당하고 있다. 신예 투수 이승헌이 두부 골절로 입원한 데 이어 프로 2년 차 서준원과 베테랑 좌완 투수 고효준까지 타구에 맞는 아찔한 상황이 이어졌다. 개막전부터 몸 풀린 타자들이 강한 타구를 만들면서 투수들은 수세에 몰리는 모습이다.
| |  |
| 롯데 자이언츠 서준원이 지난 1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4회 말 1사 1루 상황에 최형우의 라인드라이브 강습 타구를 처리한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1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롯데 선발투수 서준원은 4회 말 1사 1루 상황에 최형우의 라인드라이브 강습 타구를 직접 처리한 뒤 고통스러워했다. 하지만 아픔을 참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순간 지난 17일 한화전 선발 이승헌의 부상 악몽이 되풀이되는듯 했다. 당시 이승헌은 3회 말 1사 1, 2루 상황에서 정진호의 타구에 왼쪽 머리를 맞고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고 충남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20일 롯데 관계자는 “서준원이 강습 타구에 맞는 순간 많이 아파했다. 마운드에서 내려온 이후 아이싱을 했다. 다행히 부상은 없었다. 투구 이후 피니시 동작에서 자연스럽게 글러브가 내려왔는데 그 순간 강습 타구가 빨려 들어가 충격이 조금 있었다. 본인도 많이 놀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상이 아니어서 천만다행이었다. 타자와 약 18.44m 거리를 두고 마주 선 투수는 강력한 공을 던지는 것이 최우선이다. 투구 이후엔 최전방 야수와 다름없지만 다른 야수처럼 준비 자세를 갖출 수 없다. 전력 피칭 이후 중심이 채 잡히기도 전에 총알 같은 타구가 날아들면 몸을 웅크릴 수밖에 없다. 본능적으로 뻗은 글러브에 공이 들어가면 환호성이 뒤따르지만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 |  |
| 머리에 타구를 맞는 부상을 당해 입원한 롯데 자이언츠 투수 이승헌이 지난 19일 성민규 단장이 제공한 떡볶이를 먹고 있다. 롯데자이언츠 제공 |
서준원과 같은 날 출전한 고효준의 경우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그는 8회 말 등판해 선두 타자 김규성을 3루수 플라이 아웃으로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후속 타자인 김선빈의 타구에 정강이를 맞아 고통을 호소했다. 투구를 마친 후 왼쪽 다리가 벌어졌는데 공교롭게도 타구가 벌어진 다리로 날아갔다. 고효준은 글러브로 잡으려 애썼지만 타구 속도가 워낙 빠른 탓에 정강이에 정확히 맞았다. 노병오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증상을 확인했지만 고효준은 괜찮다며 계속 투구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후 투구부터 영향을 미쳤다. 3연속 4사구를 내주며 추가 점수를 헌납했다. 이닝을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온 고효준은 걸음걸이가 약간 부자연스러웠다. 롯데 관계자는 “노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교체하고자 했으나 본인이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경기 후 아이싱을 했지만 정강이가 부어서 현재 멍이 든 상태다. 부상자 명단에 올릴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개막주간 5연승을 달리던 롯데가 지난주 2승 4패로 주춤했다. 외국인 투수 애드리안 샘슨의 공백으로 투수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부상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토종 투수들의 성적도 신통치 않으면서 리그 순위는 조금씩 내려가고 있다. 반전을 이루려면 일단 부상이 없어야 한다.
경기 중 부상은 어쩔 수 없는 일일 수 있지만 조심할 필요는 있다. 부상 방지를 위해 피니시 동작 최소화 및 보호대 착용은 고려해볼 만하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절 강력한 발차기 이후 몸이 360도 회전하는 투구폼으로 화제가 된 김병현은 지난 2003년 배트에 발목을 맞은 바 있다. 이후 김병현은 하향세를 탔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