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 감독 “운 없었을뿐, 좋아질 것”
- 선수 경기력 저하 또 ‘봄데’ 우려
시즌 첫 3연패다. 롯데 자이언츠는 개막 5연승을 달리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주 루징 시리즈로 주춤하더니 결국 연패 늪에 빠졌다. 롯데는 시즌 초반에만 반짝 상승세를 탄다는 것에 빗댄 ‘봄데’라는 달갑지 않은 애칭을 가졌다. 부산 갈매기 팬은 롯데가 지금과 같은 모습이면 ‘봄데’는 현실화될지도 모른다고 벌써부터 우려한다.
롯데는 지난주 예상치 못한 변수를 겪으며 상승세가 멈췄다. 지난 14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고효준이 부정 투구로 지적받은 데 이어 사흘 뒤인 17일 한화 이글스전에선 이승헌이 머리에 타구를 맞고 입원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허문회 감독은 처음 겪는 일이 잇달아 벌어진 데 대해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나의 대처가 미흡했다”면서 “돌발 상황만 아니었다면 더 나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선수들이 각자 할 일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과 경기를 잘 풀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롯데가 최근 부진하는 동안 타선의 침묵이 심상치 않다. 롯데는 개막 이후 치른 7경기에서 6승 1패를 하는 동안 총 52득점(경기당 7.4점)을 뽑아냈다. 팀 타율은 0.312로 두산(0.330)에 이어 리그 2위를 달렸다. OPS(출루율+장타율) 역시 0.880으로 두산(0.888)에 이어 리그 2위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 14일 이후 치른 6경기에선 5득점 이상 경기가 단 한 차례뿐이었고 총 16득점(경기당 2.6점)에 그쳤다. 이 기간 팀 타율은 0.218을 기록하며 리그 9위로 추락했다. OPS 역시 0.620으로 9위에 자리했다. 특히 3연패 기간 롯데 타자는 팀타율 0.161, OPS 0.513으로 집단 부진에 빠졌다. 전준우 한동희가 나란히 3안타를 쳤고 이대호 안치홍은 2안타, 민병헌 손아섭은 1안타에 그쳤다. 지난 20일 기아전에서는 간판타자 이대호가 시즌 첫 삼중살을 기록하는 굴욕을 맛본 끝에 0-6으로 시즌 첫 영봉패까지 당했다.
허 감독은 21일 경기 전 통화에서 타선이 침체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타격은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면서 “잘 맞은 타구가 잡히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다. 운이 없는 것뿐이다. 선수들의 컨디션만 안 떨어지면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삼진 수에 있다. 5연승 기간 삼진이 32개에 불과했던 롯데 타자들은 최근 6경기에서 51개를 기록하며 두산과 함께 리그 최다 2위에 올랐다. 3연패 기간엔 무려 34개의 삼진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최다 2위인 두산보다 6개나 많았다.
특히 전준우의 부진이 아쉽다. 전준우는 지난 17일 한화전에서 추격의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활약했지만 이날 삼진만 4개를 기록했다. 19일과 20일 KIA 타이거즈전에선 나란히 삼진 2개씩 당하며 ‘모 아니면 도’식의 행보를 보였다.
분명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 허 감독의 이야기처럼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닐 수 있다. 허 감독은 개막전 갑작스러운 상승세로 인해 최근 연패가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라며 애써 태연해했다. 하지만 3연패 기간 시즌 초반에 보여줬던 승부 근성은 볼 수 없었다. 롯데는 22일부터 사직 6연전을 갖는다. 홈에서 분위기를 바꿔 침체된 타선이 살아나 ‘봄데’라는 이야기가 쏙 들어갈지 팬은 지켜본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