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 머리칼 ‘야생마’ 이상훈 연상
- 김 “ML 정상급 투수 보며 길러”
- 김대우도 올해 장발 대열 합류
“올 시즌 리그에서 장발 투수들이 눈에 많이 띄는데 김원중 선수가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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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지난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공을 던지고 있다. 왼쪽 사진은 LG 트윈스 시절 ‘야생마’로 이름을 날렸던 이상훈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전민철 기자·국제신문 DB |
2000년대 초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마운드를 호령했던 이상훈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지난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중 김원중의 등판 때 언급한 말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뒤늦게 개막한 2020시즌 프로야구에는 과거와 달리 장발의 투수가 많다. 롯데만 보더라도 김원중 김대우 등이 불펜에서 카리스마를 뽐낸다.
30대 이후 야구 팬은 ‘야생마’ 이 위원의 현역 시절을 여전히 기억할 것이다. 이 위원은 과거 장발로 강렬한 위용을 뽐내 ‘삼손’이란 별칭도 얻었다. 박재홍 위원은 “이 위원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마운드로 뛰어나오면 어떤가요’라고 질문했더니 ‘숨이 너무 차다’고 답해 웃었던 기억이 난다”면서 “이 위원은 마무리 투수의 장발은 상대 팀 타자에게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올 시즌 선발 투수에서 마무리 투수로 변신한 김원중도 현재까지만 보면 제2의 ‘삼손’을 기대하게 한다. 지난 22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첫 세이브를 기록한 김원중은 이틀 뒤 24일에도 등판해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선발 서준원의 승리를 지켰고 자신은 시즌 2세이브째를 챙겼다. 그는 이번 시리즈에서 ‘야생마’의 후계자로 손색없음을 증명했다.
프로 데뷔 9년 만에 첫 세이브를 거둔 김원중은 “긴 이닝을 책임져야 하는 선발은 집중력을 오랫동안 이어가야 한다. 하지만 마무리로 보직 이동하면서 한 이닝만 집중력을 발휘하면 되기에 부담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머리카락을 기른 이유에 대해선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인 노아 신더가드나 제이콥 디그롬 등 장발을 휘날리면서 투구하는 모습을 보며 한번 길러볼까 했던 게 지금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허구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롯데가 초반 돌풍을 이어가면서 가을야구에 진출하려면 김원중이 클로저 역할을 어느 정도 해주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제구력이 뛰어나진 않지만 공격적인 피칭으로 타자를 압도할 줄 안다. 한두 점 차이의 터프 세이브 상황에서 어느 정도 활약을 해 주느냐도 관건이다. 지금까지 모습만 보여주면 손승락의 공백은 완벽하게 메울 것이다”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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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우 |
김대우도 새 시즌을 앞두고 장발 투수 대열에 합류했다. 2002년 광주일고의 4번 타자 겸 에이스로서 초고교급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던 김대우는 투수에서 타자로, 다시 투수로 전향한 보기 드문 선수다.
2008시즌부터 롯데 유니폼을 입고 투수로 뛴 김대우는 2009년 4월 25일 LG 트윈스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지만 프로야구 사상 첫 5연속 볼넷이란 불명예 기록을 세우고 2군으로 내려갔다. 결국 2012시즌 글러브 대신 방망이를 잡은 김대우는 한때 4번 타자로 기용되는 등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선구안과 수비에 문제를 드러내며 2군에 머물렀다.
올 시즌을 앞두고 변화구를 추가하며 다시 투수로 의욕을 불태운 김대우는 여섯 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6.43을 기록했다. 지표만 보면 뛰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거인 불펜의 한 축으로 도약하는 중이다. 지난 17일 한화전에서 연장 11회 말 끝내기 보크로 패전투수가 되는 불운도 겪었지만 19일 KIA전에선 1이닝 무실점 호투를 보였다.
롯데는 올 시즌 5회 이후 리드한 경기에서 승률 100%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7회까지 앞선 경기의 승률이 0.875로 리그 꼴찌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졌다. 김원중 김대우 등 장발의 불펜이 꿋꿋하게 버텨주는 모습은 롯데가 추락하지 않고 중위권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된다. 부산 갈매기 팬은 이들이 반짝 상승에 그치지 않고 꾸준한 활약을 보이길 바라마지 않는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