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고척돔 9연패 사슬 끊는 등
- 과거 토종투수 최다승 기량 발휘
- 유튜브 MLB 경기영상으로 공부
- 노련미에 노력까지 더해 기대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베테랑 노경은(36)의 시계가 2년 전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FA 미아’가 되면서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렸던 노경은이 1년 만에 다시 선 마운드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팀의 선발 한 축을 든든하게 맡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투수 애드리안 샘슨이 뒤늦은 합류로 아직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노경은의 호투는 팀의 중위권 유지에 큰 힘이 된다.
노경은은 지난 1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4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실점 역투로 팀의 7-5 승리를 이끌었다. 홈런 두 방을 맞았지만 올 시즌 출전한 경기 중 가장 적은 3안타만 내준 노경은은 시즌 3승(2패)으로 서준원(3승 1패)과 함께 팀 내 선발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노경은은 이날 승리로 2013년 4월 24일부터 이어온 고척돔 8연패를 끊었다. 2018년 9월 28일부터 이어진 롯데의 고척돔 9연패 사슬을 끊는 의미 있는 승리이기도 하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9승 6패로 팀 내 토종 투수 중 최다승을 올렸던 2018년 성적이 아른거린다. 당시 33경기에 나선 노경은은 선발로 19경기에 나와 8승을 거두고 구원으로 1승을 보탰다. 에이스 브룩스 레일리(11승 13패)를 이어 팀 내 다승 2위였다. 이번 시즌 초반에는 들쭉날쭉한 투구로 불안감을 주기도 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투구 내용이 좋아지고 있다.
노경은은 지난달 8일 홈에서 열린 시즌 첫 경기 SK 와이번스전에서 5이닝 5실점의 불만스러운 투구 내용을 보였다. 지난달 16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올린 이후에도 기복이 심했다. 그러나 2승째를 올린 지난 10일 한화전(7이닝 1자책)에 이어 이날 키움전에서도 안정된 투구로 2경기 연속 승리를 품에 안았다.
최근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노경은은 2018년 주 무기로 활용했던 서클 체인지업의 부활을 꼽았다. 노경은은 키움전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그동안 2018년 좋았을 때의 서클 체인지업을 찾으려고 했는데 잘 안됐다. 그때의 감각을 다시 찾기 위해 류현진의 영상을 많이 봤다. 계속 류현진의 영상을 보고 경기에 나섰는데, 그 감각이 돌아와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경은의 부활은 이미 시즌 전에 예고됐다. 노경은은 2018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했으나 롯데와의 협상이 결렬돼 1년을 쉬었다. 하지만 동의대 등에서 꾸준히 운동하며 몸을 유지해왔던 노경은은 지난해 말 롯데와 계약 후 호주에서 치른 전지훈련에서 다양한 구종을 선보이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와의 평가전에 두 차례 나서 7이닝을 던지며 4실점을 하고 삼진 8개를 잡아냈다.
고작 7경기를 치렀지만 각종 지표는 2018년과 흡사하다. 노경은의 평균자책점(ERA)은 2018년 4.08에서 올 시즌 5.31로 리그 29위에 랭크됐다. 볼넷/삼진 비율은 2.97→2.27,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19→1.31, 피안타율 0.251→0.265, 피출루율+피안타율(OPS) 0.715→0.764로 모두 이전보다 약간 떨어진 수치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기세를 이어가면 충분히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첫 3경기에서 3할대를 훌쩍 넘었던 피안타율은 최근 두 경기에서는 각각 0.192와 0.150으로 좋아졌다. ‘노경은총’으로 불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던 노경은의 호투가 올 시즌 꾸준히 이어질지 관심사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