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회복을 노렸던 롯데 자이언츠 노장 장원삼이 모처럼 역투를 했지만 아쉬운 주루 플레이와 잇단 실책으로 빛이 바랬다. 롯데는 급격한 타순과 수비 변화가 어이없는 결과로 이어지며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롯데는 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전에 좌완 선발투수 구창모를 상대하기 위해 파격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전날 연장 11회 초 역전 투런포를 터트리는 등 5타점 활약했던 이대호가 선발에서 빠지고 좌완 투수에게 강한 한동희가 3번 타순에 배치됐고 정훈과 김재유가 각각 4번, 5번 타순에 배치됐다. 상위 타선 역시 손아섭이 제외되었고 김동한이 2번 타자로 출전했다. 기존 상위타순 멤버 5명 중에 민병헌을 제외한 네 명(이대호, 전준우, 손아섭, 안치홍)이 한꺼번에 빠졌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는 독이 되어 돌아왔다. 롯데 타자는 올 시즌 좌완 투수를 상대로 리그 최악의 타격 성적(타율 0.206/OPS 0.597) 을 보였다. 이날 롯데의 파격 라인업으로 구창모를 상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7이닝 동안 구창모에게 무려 11개의 탈삼진을 헌납하며 2-6으로 허무하게 경기를 내줬다.
롯데가 전혀 힘을 못 쓴 건 아니었다. 4회 초 선두 타자 김동한이 2루타를 치며 기회를 만들었지만 후속 타자 불발로 득점에 실패했고 7회 초 역시 무리한 주루 플레이로 추격에 실패했다. 특히 7회 초엔 투구 수가 늘어난 구창모를 상대로 연속 안타를 쳐 추가 득점에 성공했지만 이후 3루 주루 코치의 안일한 사인으로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구창모의 피로감과 발이 느린 2루 주자 이대호를 감안할 때 안타가 나와도 홈 쇄도를 막고 3루서 멈추게 한 후 후속 타자 손아섭에게 기회를 줘 득점을 노렸어야 했다. 딕슨 마차도는 이날 안타를 터트렸지만 5회 초 느슨한 주루 플레이가 아쉬웠다. 유격수 땅볼을 쳤지만 상대 유격수가 타구를 바로 잡지 못하고 공을 떨궜다. 마차도가 전력 질주를 했다면 충분히 세이프가 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7회 말엔 3개의 실책이 연겨푸 나오며 자멸했다. 포수 김준태와 외야수 김동한의 송구 미스가 겹치며 1루 주자를 허무하게 홈을 밟게 했다. 김동한은 또 주자 1루 상황에서 노진혁의 우익수 앞 안타 때 송구 미스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상훈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롯데가 이날 경기가 끝난 후 다음 경기를 대비해야 하겠지만 한 번 정도는 지난 게임을 되짚어 봐야 한다”면서 “경기는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지만 어수선한 경기력은 더 이상 나와선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롯데는 이날 신예 구창모에 노장 좌완 장원삼으로 응수했다. 장원삼은 깜짝 선발투수로 나와 6이닝 5피안타 2볼넷 6실점(4자책점)을 기록했다. 기록만 놓고 보면 좋지 않은 성적이다. 하지만 4회 말 나성범과 양의지에게 각각 솔로홈런, 2점홈런을 허용했을 뿐 7회 말 불펜 박시영과 교체될 때까지 투구 수가 89개 밖에 안될 정도로 전성기 못지 않은 제구를 보였다. 장원삼은 5월 12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10안타 1볼넷 5실점으로 부진한 바 있다.
한편 허문회 감독은 7회 말 퇴장 당했다. 노병오 투수 코치가 동일 투수, 동일 타자 타석에서 두 차례 마운드에 방문하면서 허 감독이 퇴장을 한 것이다. 롯데는 공수에서 마치 귀신에 홀린 듯 꼬이며 어수선한 플레이로 경기를 마쳤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