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균자책점 4.05로 크게 낮춰
- 불펜 난조로 아쉽게 2승 무산
- 토론토는 연장전서 5-4 승리
“오늘 류현진 선수는 경이적이었습니다!”
12일(한국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 구단이 류현진의 투구 영상과 기록을 공식 SNS 계정에 올리며 한국어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류현진은 이날 미국 뉴욕주 버팔로 살렌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실점 이하)를 기록했다. 블루제이스의 뒤늦은 홈 개막전이자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구장인 살렌필드 개장 경기라서 더욱 의미가 컸다.
초반 두 경기 부진을 완전히 씻어낸 모습이었다. 지난 6일 애틀랜타 원정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호투를 펼친 류현진은 8월 두 경기의 평균자책점이 0.82에 불과할 정도로 지난 시즌 아시아 투수 최초로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대투수’의 위용을 과시하는 모습이다. 비록 불펜이 무너져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블루제이스가 바라던 에이스로 돌아온 것이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5.14에서 4.05로 크게 떨어뜨렸다.
이날 2회 초 선두 타자 브라이언 앤더슨에게 솔로홈런을 맞았을 뿐, 흠잡을 곳이 없는 투구 내용이었다. 1회 초를 무실점으로 막은 류현진은 2회 초 선취점을 내줬고 3회 초부터 6회 초까지 이렇다 할 위기를 맞지 않으면서 호투를 이어갔다.
애틀랜타전에서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활용했던 류현진은 이날 패스트볼 최고 구속을 148㎞까지 끌어올렸으며 130㎞ 안팎의 슬라이더와 110㎞대 커브를 적절히 사용해 말린스 타자를 요리했다.
호투만큼 반가운 긴 이닝 소화였다. 류현진은 올 시즌 첫 세 차례 등판에서 많은 이닝을 책임지지 못했다. 개막전이었던 지난달 25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선 4.2이닝만 던졌고, 31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도 4.1이닝 만에 조기 강판당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지난 6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이닝을 늘렸고 이날 6회까지 버텨냈다. 사실 경기 초반만 해도 투구 수가 많아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주심의 다소 좁은 스트라이크존과 수비 실책까지 더해져 투구 수 조절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에이스는 에이스였다. 삼진과 내야땅볼을 유도하며 투구 수를 대폭 줄였다. 3회 초 유격수 보 비셋의 아쉬운 수비로 만들어진 1사 1·2루 위기는 병살타로 넘겼고, 5회 초 볼넷으로 자초한 무사 1루는 연속 삼진과 3루수 땅볼로 무실점 처리했다. 7이닝 소화도 가능했을 정도. 찰리 몬토요 감독은 현지 매체들과 화상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그는 우리의 에이스”라고 치켜세웠다.
정규이닝 동안 승부를 내지 못한 양 팀은 10회 초 승부치기에 돌입했다. 메이저리그는 올해부터 10회로 경기가 이어지면 2루에 주자를 놓고 공격을 시작하는 승부치기를 도입했다.
블루제이스는 10회 말 대니 잰슨의 보내기 번트로 주자를 3루로 보낸 뒤 트래비스 쇼의 끝내기 안타로 결승점을 내 5-4 승리를 거뒀다. 토론토의 올 시즌 전적은 6승 8패가 됐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