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중간계투로 2경기 부진에도
- 시즌 막판 불펜 피로 경감 역할
롯데 자이언츠가 시즌 막판까지 5강 경쟁을 이어가는 데에는 마운드의 안정을 꼽을 수 있다. 선발 투수가 제 몫을 다 해주고 불펜 또한 벤치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팀 승리를 이끈다. 여기에 최근 선발로 뛰던 서준원이 불펜으로 보직 이동하면서 거인 마운드의 무게감을 더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서준원이 불펜 합류 이후 이렇다 할 활약상을 보이지 못하면서 거인 허리의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서준원은 지난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wiz와의 경기에 5회 초 김건국에 이어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올라오자마자 얻어맞으면서 0.2이닝 1실점으로 흔들렸다. 특히 5회 초 2사 만루 상황에서 장성우에게 홈런을 맞으며 승기를 kt에 넘겨줬다. 이 홈런 한 방으로 순식간에 3-8로 벌어졌고 갈 길 바쁜 롯데는 끝내 5-10으로 졌다.
불펜 전환 두 경기 연속 아쉬운 모습이다. 지난 20일 NC 다이노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 등판한 서준원은 6회 초 흔들리던 선발 투수 노경은의 뒤를 이어 구원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아웃 카운트 하나 잡고 내려갔다. 첫 타자 알테어를 삼진으로 잡으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안타를 맞으면서 고효준과 교체됐다. 고효준이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며 추가점을 내줘 서준원의 자책점이 올라갔다.
허문회 감독은 시즌 전부터 2년 차 투수 서준원의 등판을 ‘130이닝’으로 제한했다. 향후 성장을 위한 선택이었다. 그는 “서준원은 아직 어리다. 뼈가 다 자라지 않았다. 올 시즌 130이닝 이상을 넘기지 않으려고 한다. 자신은 던지고 싶겠지만 선수를 보호하려 한다”고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총 20경기에서 97이닝을 소화한 서준원의 선발 성적은 7승 5패 평균자책점(ERA) 5.01을 기록했다.
서준원은 지난 시즌에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거인 마운드를 지켰다. 총 33경기에 등판해 97이닝을 던졌고 4승 11패 ERA 5.47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불펜 경험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 개막전부터 두 달 가까이 총 14경기에 등판해 ERA 6.75로 부진했다. 선발로 가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올 시즌 막판 보직 변경이 투수에게 오히려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등판 간격이 보장되는 선발 투수보다 불펜 투수는 매일 불펜에 대기하면서 몸을 풀어야 한다. 때로는 급하게 마운드에 올라가 승부처에서 전력으로 투구해야 한다. 선발 투수보다 체력 소모가 심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공 하나하나에 승부가 갈리기 때문에 실투는 용납이 안 된다. 선발 등판 땐 실투로 인해 장타를 맞고 실점을 해도 타자를 믿고 다시 집중하면 되지만 승부처에서 등판할 땐 공 하나하나 집중해야 한다. 서준원이 kt전 장성우에게 맞은 홈런은 5구째 한가운데 직구를 던지다 실투가 된 것이다.
이제 두 경기 불펜으로 출전한 서준원을 평가하긴 섣부르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법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서준원이 허리를 맡으면서 불펜 과부하를 막고 그의 장점인 강속구로 상대 타자를 충분히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본인도 불펜 보직에 애착을 가진 건지도 모른다. 과연 허 감독이 언급한 대로 서준원의 불펜 합류가 롯데의 승리 확률을 높이는 ‘필승 카드’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
◇ 롯데 서준원 최근 두 시즌 선발·불펜 성적 |
시즌 |
보직 |
등판수 |
이닝 |
ERA |
성적 |
WAR |
2019 |
선발 |
16 |
77.2 |
5.45 |
4승9패 |
0.62 |
불펜 |
17 |
19.1 |
5.59 |
2패 |
0.01 |
2020 |
선발 |
20 |
97.0 |
5.01 |
7승5패 |
0.74 |
불펜 |
2 |
1.0 |
18.0 |
없음 |
-0.12 |
※ ERA=평균자책점,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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