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신’은 이변을 허용하지 않았다. 스페인의 라파엘 나달(세계랭킹 2위)이 2020 프랑스오픈에서 13번째로 우승하며 클레이코트의 최강자임을 유감없이 입증했다. 이로써 나달은 메이저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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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 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라파엘 나달이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나달은 1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 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3800만 유로)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를 3-0(6-0, 6-2, 7-5)으로 제압했다. 나달은 대회 4연패를 달성하며 이 대회에서만 통산 1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4대 메이저 대회 중 유일한 클레이코트(흙코트) 대회임을 고려하면 나달의 성적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또 메이저 대회를 통틀어 단식에서 20차례 정상에 오르면서 로저 페더러(4위·스위스)가 보유한 이 부문 최다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이날 승리로 프랑스오픈에서 통산 100승(2패)을 채운 나달은 프랑스오픈 외에 US오픈에서 네 번 우승했고 윔블던은 두 번, 호주오픈에서는 한 차례 왕좌에 등극했다. 1981년생 페더러보다 5살이 적은 나달은 앞으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기회가 더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팽팽한 접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 이날 경기는 뜻밖에 나달의 완승으로 끝났다. 첫 세트를 한 게임도 내주지 않는 베이글 스코어(6-0)로 끝낸 나달은 기세를 몰아 2세트도 두 게임만 내주며 손쉽게 승리하는 듯했다. 하지만 3세트에서 조코비치가 힘을 냈다. 게임스코어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이날 처음으로 나달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하면서 3-3 균형을 맞춘 뒤 5-5까지 팽팽히 맞섰다. 하지만 나달은 강력한 포핸드 스트로크(라켓을 쥔 팔 방향으로 오는 공을 받아 치는 것)로 조코비치의 반격을 막아냈다.
나달은 이날 승리로 조코비치와의 상대 전적을 27승 29패로 맞췄다. 하지만 메이저 대회에선 10승 6패, 메이저 대회 결승전에선 5승 4패로 조코비치에게 앞선다. 나달은 또 프랑스오픈에서는 조코비치에게 7승 1패, 클레이코트에서 18승 7패로 우세하다.
나달이 유독 흙 위에서 강한 이유는 탁월한 공 회전력 때문이다. 나달의 포핸드 스트로크는 분당 회전수(RPM)가 4000회를 넘는데, 웬만한 남자 선수의 톱 스핀 RPM이 2000회 중반임을 고려하면 대단한 수치다. 통상 클레이코트는 하드·잔디코트보다 마찰력이 커 공의 회전이 많을수록 위력이 커진다.
나달은 결승전 직후 “프랑스오픈 우승은 내게 모든 것을 의미한다”며 “솔직히 메이저 대회 역대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의식하진 않았다. 오직 프랑스오픈 우승만 생각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