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감독 “‘제2 허훈’ 김윤태 육성”
팀이 잘 나가다가도 허훈만 빠지면 주춤한다. 마치 ‘앙꼬 빠진 찐빵’이다. 부산 kt 소닉붐의 매 시즌 행보를 단적으로 비유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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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원주 DB와의 경기에서 부산 kt 김윤태가 레이업 슛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kt는 지난 13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와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80-84로 아쉽게 졌다. 지난 주말 고양 오리온과 창원 LG전을 모두 승리하며 창단 첫 개막 2연승을 달린 kt는 허훈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끼며 시즌 첫 패의 쓴 잔을 들이켰다. 허훈이 빠지기 전 쉴 틈 없는 3점 슛으로 상대를 무너뜨린 공격력이 무뎌졌고 상대 수비 조직력도 흔들지 못했다.
비단 이날 한 경기를 두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kt는 매 시즌 허훈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았다. 지난 시즌 21승 22패를 기록하며 리그 6위로 마친 kt는 9년 만에 7연승을 달리며 한때 선두권을 위협했지만 끝내 5할 승률을 넘지 못했다. 허훈의 부재가 컸기 때문이다. 허훈이 부상으로 빠진 8경기에서 1승 7패를 기록하며 허훈의 빈자리를 절감했다.
2018-2019시즌도 마찬가지. 시즌 초 3승 3패를 기록하던 kt는 허훈이 빠진 이후 6승 3패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3점 슛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보였고 대체 자원인 가드 박지훈 등의 활약이 미흡해 한때 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왼쪽 발목 인대 부상으로 한 달간 재활에 매달린 허훈은 복귀 후 맹활약하며 팀이 5년 만에 봄농구에 진출하는 데 기여했다.
그동안 허훈이 출전하면 기본적으로 상대 수비를 흔드는 역할을 맡았고, 허훈을 막기 위해 상대가 더블팀 수비를 붙일 때 공간이 나는 선수에게 득점 찬스가 이어지는 장면도 종종 나왔다. 하지만 허훈의 부상 이후 수비에 균열을 낼 선수가 없다 보니 3점 슛 의존도가 높은 kt의 공격 패턴은 단조로워질 수밖에 없었고 상대가 더 수월하게 수비할 수 있게 해줬다.
여기에 잦은 패스미스와 수비 조직력 와해도 동반됐다. ‘야전사령관’이라 불리는 가드가 빠지니 경기 속도 조절에 실패했고 한 번 빼앗긴 흐름을 다시 가져오지 못했다. 정확한 타이밍에 찔러주는 송곳패스도 보기 어려웠고 간헐적으로 나온 킬패스는 호흡이 맞지 않아 패스미스로 귀결됐다. 이는 상대 속공으로 연결되니 수비를 정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kt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백업 멤버를 강화해 ‘제2의 허훈’을 발굴해야 한다. 3년 계약 마지막 시즌을 맞는 서 감독은 올 시즌 허훈 의존도를 줄일 계획이다. 서 감독은 “양홍석 등 젊은 선수 중심으로 고강도 훈련을 통해 실력을 끌어올렸다. 허훈의 역할을 해줘야 하는 김윤태가 비시즌 준비를 잘했기 때문에 기대된다. 강점은 키우고 약점은 줄인 kt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아직 초반이지만 선두였던 kt는 시즌 첫 패배로 공동 3위로 내려왔다. 다행히 허훈의 부상이 심각하지 않아 빠르면 이번 주말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긴 시즌을 치르면서 부상이 없을 수 없지만 위기 상황에서 공백을 받쳐주는 선수가 있다면 봄농구는 물론 대권도 노리는 강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kt가 올 시즌 그런 팀이 되길 부산 농구 팬은 간절히 바란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