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시즌엔 부상 예방 훈련 심혈
- ‘양궁 농구’ 공격적 경기 기대
- “부상 없이 2연속 MVP 목표”
“제가 안 다쳐야 팀 승률이 올라간다는 게 부담되지만 건강하게 한 시즌을 치르면 팀은 그만큼 우승권에 다가가겠죠. 올 시즌에는 부상 없이 최우수 선수(MVP)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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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kt 허훈이 선전을 다짐하며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
최근 막을 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kt 소닉붐의 포인트가드 허훈이 더 높은 목표를 세우고 코트를 누빈다. ‘농구 대통령’ 허재 전 남자 농구 대표팀 감독의 둘째 아들인 그는 지난 시즌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승률 5할 미만의 팀 소속으로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대를 이어 농구 대통령이 됐다.
개막을 앞두고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만난 허훈은 “지난 시즌 과분한 사랑을 받아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개인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 성적이 최우선이다.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뛰다 보면 팀 성적은 분명 높은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두 시즌은 허훈에게 천당과 지옥을 오간 시간이었다. 2018년 12월 발목 부상으로 한 달 넘게 뛰지 못해 팀 초반 레이스에 악영향을 미쳤고 복귀 후에는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느라 고생했다. 지난해 말에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8경기에 결장했다. 이 기간 팀은 1승 7패로 부진하며 상위권에서 중위권으로 추락했다.
하지만 허훈은 부상 속에서도 총 35경기에 나와 평균 14.9점을 올리며 국내 선수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어시스트는 7.2개로 리그 전체 1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10월 DB전에선 KBL 역대 최초로 3점 슛 9개를 연속해서 집어넣기도 했다. 그는 지난 2월엔 KGC 인삼공사를 상대로 24점 21어시스트를 기록, 리그 사상 처음으로 한 경기 20-20을 해냈다.
이번 시즌도 부상은 허훈을 비껴가지 않았다. 시즌 두 번째 경기 만에 허리 부상을 당해 지난 14일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르면 이번 주말 경기에 출전이 가능할 정도로 경미한 부상이지만 그의 부상은 곧 팀 성적 하락이라는 꼬리표가 달려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허훈이 올 시즌을 준비하며 가장 많이 신경 쓴 것 역시 부상 방지다. 그는 “부상을 예방하는 트레이닝을 겨우내 하면서 심리적으로 부담을 많이 털어냈다”며 “좀 더 공격적으로 코트에 나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비시즌 부상 방지에 심혈을 기울였기에 이번 부상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허훈은 지난 시즌 kt가 ‘양궁 농구’라는 애칭을 얻는 데 크게 기여한 주인공이다. 공격적인 농구로 화제를 모았지만 그에 반해 팀 수비는 늘 약점으로 지적받아왔다. 허훈은 “경험이 쌓일수록 수비의 중요성을 느낀다. 1 대 1 수비는 자신 있는데 2 대 2 플레이에서 파생되는 상대 공격을 쉽게 허용했다”면서 “나부터 한 발 더 뛰며 수비에 보탬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수비 비중 확대로 인한 체력 저하 우려에 대해선 “(김)윤태 형이 포인트가드(1번)를 보고 내가 슈팅가드(2번)를 맡을 수도 있다. 장기인 돌파도 되고 내 공격 성향이 강하게 나오는 데다 체력 안배도 할 수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난 4월 리그 종료 후 지역 저소득가정 아이들에게 어린이날 선물과 농구공 등을 전달한 스물다섯 청년 허훈은 올 시즌도 실력만큼 선행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제가 아직 어린데도 불구하고 과분한 사랑을 받은 데 대한 작은 보답입니다. 부상 없이 두 시즌 연속 MVP에 오르면 또 다른 선행을 계획해 보겠습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