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자 출루 대비 11.9% 차지
- 전체 톱5에 롯데 타자 3명 올라
- 허 감독, 짜내기 번트 전략 필요
지난 시즌 총 114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팀 최다 실책 1위에 올랐던 롯데 자이언츠가 올 시즌엔 병살타 1위라는 불명예를 안을 위기에 처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딕슨 마차도와 자유계약선수(FA)로 안치홍을 영입하면서 수비는 안정감을 찾았지만 믿었던 타격이 연신 헛방망이로 일관하면서 애태우는 모습이다.
20일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롯데는 지난 19일 기준으로 시즌 137개의 병살타를 기록했다. 이는 리그 최다 병살타로 올 시즌 주자가 출루한 1155번의 상황에서 11.9%의 확률로 타선에 찬물을 끼얹었다. 두산 베어스가 11개 적은 병살타를 기록하고도 확률이 9.9%에 불과한 것과 크게 대조된다. 9.9%는 리그 6위 수준으로 두산은 올 시즌 126개의 병살타를 쳤으나 주자가 출루한 1272번의 공격 기회를 최대한 살려 득점 기회를 만든 것이다.
지난주 LG 트윈스와의 3연전에서 롯데 타선의 난맥상이 여실히 드러났다. 롯데는 지난 15일 LG전에서 2-6으로 무너졌는데 1회 1사 1루에서 이대호, 5회 1사 1, 3루에서 오윤석, 7회 무사 1, 2루에서 이병규 등 세 명의 타자가 병살타를 기록하며 득점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렸다. 롯데는 LG와의 3연전에서 2승을 거뒀지만 매 경기 두 번 이상의 병살타가 나왔다.
선수별로 살펴보면 이대호와 전준우가 나란히 20개를 기록하며 두산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24개)에 이어 공동 2위에 올랐다. 이어 마차도가 18개의 병살타를 때려내면서 공동 4위다. 상위 톱5에 롯데 선수 세 명이 자리한 것이다. 월별로 보면 지난 7월에 27개를 기록하며 한화 이글스와 공동 1위에 올랐고 지난달엔 34개를 기록하며 최다 1위에 올랐다. 이번 달 역시 19일 기준 17개로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이는 희생 번트를 꺼리는 허문회 감독의 전략과도 궤를 같이한다. 올 시즌 롯데의 희생번트 횟수는 38번으로 두산의 36번을 제외하면 리그 최저다. 한 점을 짜내기 위한 야구보다 순리대로 정타를 만들어 점수를 내겠다는 허 감독의 의지가 반영됐다. 허 감독은 지난 11일 오윤석의 스퀴즈 번트 실패를 언급하면서 “번트를 대려고 해서 잘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허 감독의 의지에도 매번 병살타로 공격의 흐름이 깨지면서 결과가 좋지 못했다. 롯데는 실제 올 시즌 뜬공보다 땅볼 비율이 높다. 뜬공/땅볼 비율(FO/GO)이 0.92로 리그 최저다. 리그 최하위 팀인 한화(0.93)보다 낮은 수치다. 땅볼 수가 1316개로 리그 최다이다 보니 병살타도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롯데는 지난 한 주 3승 3패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5위 두산과의 승차는 여섯 경기로 늘어났다. 갈 길 바쁜 롯데가 최근 2주 동안 부진했던 것은 주자만 나가면 어김없이 병살타를 치는 등 타선의 심한 기복과도 무관하지 않다.
잘 맞은 타구가 내야수 글러브에 들어가면 어쩔 도리는 없다. 하지만 상황에 맞는 팀 배팅을 하면 기회에 찬물을 붓는 경우는 최소화할 수 있다. 잔여 일정 10경기를 남겨둔 롯데가 자력으로 5강에 가기는 힘들어졌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병살타 1위 팀이라는 불명예는 벗어 던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