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족 육상선수들이 올림픽 출전에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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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족 스프린터 블레이크 리퍼. 국제신문DB |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27일(한국시간) 의족 육상선수인 블레이크 리퍼(31·미국)의 내년 도쿄올림픽 출전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CAS는 “리퍼가 사용하는 의족은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의족을 사용하지 않는 다른 선수의 상황을 고려하면 공정한 경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현재 사용하는 의족으로는 올림픽과 세계육상연맹이 주관하는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CAS는 세계육상연맹을 향해서도 “장애가 있는 선수가 다른 선수와 함께 경쟁할 수 있는 명확한 규정과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육상 단거리 선수인 리퍼는 “패럴림픽이 아닌 올림픽에서 다른 선수와 경쟁하고 싶다”며 의족 사용을 불허하는 세계육상연맹을 CAS에 제소했다. 하지만 CAS는 세계육상연맹의 손을 들어줬다. 리퍼의 400m 개인 기록은 44초30으로, 세계육상연맹이 집계한 2020년 남자 400m 1위 기록 44초91보다 좋다. 정상적으로 시즌을 치른 2019년 400m 기록을 봐도, 리퍼의 44초30은 최상위권인 9위다. 리퍼는 세계육상연맹이 자신의 도쿄올림픽 출전을 허락하면 미국 대표 선발전도 통과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세계육상연맹은 “의족이 경기력 향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의족과 경기력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다는 걸 증명하기 전에는 세계선수권 출전을 허락할 수 없다”며 “특히 리퍼는 의족을 신으면 현재 상·하체를 보고 계산한 ‘추정 키’보다 15㎝ 더 커진다”고 리퍼의 출전을 막았다.
리퍼는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남아프리카공화국)가 의족을 달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는 모습을 본 뒤 자신도 패럴림픽이 아닌 하계올림픽에서 뛸 수 있기를 열망했다. 의족을 달고 뛴 피스토리우스는 2008년부터 세계육상연맹과 법정 다툼을 했고, 출전 자격을 인정받아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400m와 1600m에 출전했다. 그러나 이후 의족 육상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은 연이어 좌절됐다. 멀리뛰기 선수 마르쿠스 렘(독일)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을 희망했지만, 세계육상연맹이 불허해 리우패럴림픽에만 참가했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