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막 5연승 등 시즌 초 긍정적
- 후반 갈수록 용두사미 아쉬움
- 작년보단 리그 순위 3단계↑
- 한동희·오윤석 깜짝 활약 등
- 잠재적 성장성 확인은 성과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달 30일 기아 타이거즈와 최종전을 치르며 2020년 시즌을 마쳤다. 71승 1무 72패, 승률 0.497, 시즌 7위에 머물러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팀 정상화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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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8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선 댄 스트레일리. 스트레일리는 올해 삼진 205개를 잡아 ‘탈삼진왕’에 올랐다. 연합뉴스 |
■용두사미로 마친 올 시즌
롯데는 지난해 9월 단장을 새로 영입하고 스토브리그를 주도하며 활기가 넘쳤다. 롯데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방영된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팀 ‘드림즈’와 오버랩되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개막 5연승을 기록해 1위에 올라서는 등 시즌 초반 분위기도 좋았다.
포수 지성준을 트레이드로 데려오면서 약점이었던 포수진을 보강했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안치홍을 2+2년에 최대 56억 원을 주는 조건으로 들이는 한편 FA였던 전준우를 잔류시켰다. 외국인 물갈이도 성공했다. 댄 스트레일리는 삼진 205개를 잡아 2012년 탈삼진 210개를 기록한 류현진(당시 한화 이글스) 이후 8년 만에 200탈삼진을 채운 투수가 됐다. 딕스 마차도는 명품 수비를 선보여 지난 9월 프로야구 올스타 베스트12 팬 투표에서 전체 1위의 영예를 안았다. 외국인 선수로는 역대 2번째 올스타 최다 득표다.
간판타자인 손아섭 이대호 전준우도 선전했다. ‘새 인물’이 특히 돋보였다. 이대호를 이을 ‘영건’ 한동희가 자리 잡는 성과를 거뒀고, 2군에서 오랫동안 고생했던 오윤석이 지난달 4일 KBO리그 역대 처음으로 만루홈런을 포함한 사이클링 히트를 치며 깜짝 눈도장을 찍었다.
시작은 좋았지만 시즌 중반 이후부터는 힘이 달렸다. 시즌 동안 득점 750점 실점 720점을 기록해도 5할 승률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은 과제로 남았다. 이길 때는 화끈하게 이겼지만, 정작 승부처에서 맥없이 주저앉은 탓이다. 1점 차 경기에서 13승 21패 승률 0.382, 연장전 성적도 4승 9패 승률 0.308로 모두 꼴찌다.
‘행복회로’를 돌려 1점 차 경기와 연장전 경기 승패를 뒤집는다고 가정할 때 1점 차 경기에서 21승 13패, 연장전 경기에서 9승 4패를 기록했다면 84승 59패 1무를 기록한다. 이는 83승 55패 6무를 기록해 정규시즌 1위를 기록한 NC 다이노스보다도 1승이 많다. 승부사 기질이 어느 때보다 아쉬운 대목이다.
■고질병 못 고치면 가을야구 어렵다
가을야구를 하려면 고질병인 ‘뒷심 부족’을 극복해야 한다. 역전승은 29승으로 6위지만, 역전패는 35패로 SK(39패), 삼성(37패) 다음으로 많았다. 마지막 10경기에서는 3승 7패를 기록했다. ‘전력을 아껴 하반기 반등을 노린다’는 전략을 구상했던 허문회 감독도 고개를 떨궜다. 수비도 작년보다는 진일보했으나 가야 할 길이 먼 것으로 지적된다. 내야수비는 마차도 영입으로 눈에 띄게 향상됐으나 외야수비는 여전히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148개의 병살타를 때려내며 KBO리그 역대 한 시즌 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스트레일리(7.53)를 제외하면 대체 선수 대비 기여 승수(WAR·스탯티즈 기준)가 11.84까지 떨어진다. 9위 한화(11.98)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대를 모았던 박세웅은 28경기에서 8승 10패 평균자책점 4.70에 그쳤다. 상대 전적에서 약세를 보였던 NC(6승 10패), 두산(6승 9패 1무), 기아(6승 10패)를 극복하는 것도 과제다.
그렇지만 최악의 해를 보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팬들에게 볼만한 경기를 보여줬다. 올 시즌 롯데의 팀 타율은 0.276으로 5위, 홈런은 131개로 5위, OPS(출루율+장타율) 0.761로 6위다. 마운드도 살아나 팀 평균자책점은 4.64로 6위,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 0.748로 6위다. 실책 수도 94개를 기록해 4번째로 적었다. 10위를 기록한 지난 시즌에는 팀 타율 0.250, 팀 평균자책점 4.83, 실책 114개로 세 부문 모두 꼴찌를 기록했다. 홈 경기 성적은 41승 31패를 기록해 10개 구단 중 5번째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또한 올해 신인 드래프트는 역대 최고로 잘했다는 평가를 받아 기대감을 높인다.
팀 재건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성민규 단장은 “2024년 시즌에 뭔가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팀을 개편하고 있다. 5할 승률을 달성하지 못한 점은 무척 아쉽고 팬들에게 송구한 마음이다. 그렇지만 팀에 패배의식이 사라졌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