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슨, 사상 첫 20언더파로 우승
- 우즈 한 홀에서만 10타 쳐 수모
세계 최고 권위의 골프대회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한국체대 임성재(22)가 준우승했다. 그간 아시아 최고 성적이었던 최경주(50·2004년 3위)를 뛰어넘는 기록이자 최초의 아시아 국적을 단 준우승자다.
임성재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75야드)에서 열린 제84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1150만 달러)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캐머런 스미스(호주)와 함께 공동 2위를 기록했다. 1위 더스틴 존슨(미국) 20언더파 268타와는 5타 차이가 났다. 공동 2위 상금은 101만2000달러(약 11억2000만 원)다.
3라운드까지 존슨에 4타 뒤진 공동 2위였던 임성재는 한국 선수 최초로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로 이날 4라운드를 시작했다. 경기 초반 임성재는 존슨을 1타 차까지 바짝 추격했다. 존슨이 4, 5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냈고, 임성재는 2, 3번 홀에서 연달아 2m가 안 되는 거리에서 버디를 잡아냈다. 존슨은 세계랭킹 1위이지만 메이저 대회 3라운드까지 선두였을 때는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징크스가 있어 역전 기대치가 치솟았다. 하지만 6번 홀(파3)에서 약 1.2m 짧은 거리의 파 퍼트를 놓쳤고, 존슨은 조금 더 먼 2m 버디 퍼트를 넣어 3타 차로 간격을 벌렸다. 임성재는 7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겨 벙커에 빠져 보기가 돼 존슨과의 거리는 멀어졌다. 간격은 더 벌어져 결국 5타 차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아쉬운 준우승이지만 그가 남긴 기록은 빛난다. 우선 아시아 국적 최초의 마스터스 준우승이다. 지난해 PGA 투어에서 아시아 국적 최초로 신인상을 받긴 했지만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한 선수로서는 ‘깜짝 스타’가 된 셈이다. 이번 대회 4라운드 동안 최다 버디(24개)와 최소 퍼트(102) 수도 기록했다. 또 역대 마스터스에서 5위 안에 든 선수 중 세 번째 최연소 기록도 세웠다. 1998년 3월생인 임성재(22세8개월)보다 어린 나이에 마스터스 ‘톱5’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1997년 우승자인 타이거 우즈(21세4개월), 2014년 준우승자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20세9개월) 두 명뿐이다.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임성재는 천안고를 나와 한체대 체육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다. 2014년부터 2년간 국가대표로 활약했고 2015년 프로로 전향했다. 2018년부터 미국으로 진출, 2019시즌 PGA 정규 투어에 입문했다. 입문 1년 만에 ‘메이저 오브 메이저’라 불리는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2위를 차지,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아직 22살에 불과한 그가 앞으로 펼칠 활약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임성재는 이번 마스터스 준우승으로 세계랭킹 순위가 18위로 지난주(25위)보다 껑충 뛰어올랐다.
존슨은 마스터스 사상 최초로 20언더파로 우승했다. 종전 최저타 우승 기록은 1997년 타이거 우즈, 2015년 조던 스피스가 세운 18언더파 270타였다. 4대 메이저 대회를 통틀어 20언더파로 우승한 것은 2015년 PGA 챔피언십 제이슨 데이(호주), 2016년 브리티시오픈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에 이어 이날 존슨이 통산 세 번째다. 존슨은 이번 우승으로 PGA 투어 통산 24승을 달성했고, 메이저 대회에서는 2016년 6월 US오픈 이후 4년5개월 만에 두 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존슨은 또 2002년 우즈 이후 18년 만에 세계 랭킹 1위가 마스터스 정상에 오르는 기록을 남겼다.
마스터스 2연패에 도전한 ‘골프 황제’ 우즈는 이날 4타를 잃고 최종 합계 1언더파 287타, 공동 38위로 대회를 마쳤다. 우즈는 한 홀(12번 파3 홀)에서만 10타를 친 참사를 겪었다. 초장타자로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이었던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2언더파 286타로 공동 34위에 그쳤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