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득점력·패스 센스 등 다재다능
- 23일 ‘고졸 신인’ 입성 판가름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KBL 트레이닝 센터에서 열린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 컴바인(신체·운동능력 측정)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선수가 있었다. 최연소 참가자인 부산중앙고 3학년 가드 조석호(18)였다. 키 180㎝, 몸무게 79㎏으로 큰 키는 아니지만 운동능력이 돋보였다. 서전트 점프에서 71.9㎝로 공동 8위, 맥스 버티컬 점프에서 323.3㎝로 공동 14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약 1년 동안 경기를 치르지 못한 시기에 고교생이 프로구단 입단을 신청한 점도 당차 보여 스카우터들의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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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중앙고 농구부 조석호 선수가 17일 교정에서 2020 KBL 신인 드래프트 지명 행사를 앞두고 당찬 포부를 밝히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17일 부산 남구 부산중앙고 체육관에서 그를 만났다. 아직 10대지만 근육으로 탄탄하게 잡힌 몸이 인상적이었다. “1년 전부터 운동 시간 중 30%를 웨이트 트레이닝에 할애할 정도로 근육량을 늘리는 데 신경을 썼다. 프로 진출을 준비해 왔기 때문이다. 프로 팀은 대학 팀과 달리 압박수비를 많이 해 이를 이겨내려면 힘이 필요하다.”
조석호의 장점은 다재다능함이다. 득점력 이외에도 패스 센스 그리고 탄력을 이용한 리바운드 능력까지 갖췄다. 롤모델로는 부산 kt 허훈, 서울 SK 김선형, 지난해 현대모비스에서 은퇴한 양동근 선수를 꼽았다. 그는 “김선형 선수는 순간적인 폭발력을, 허훈 선수에게서는 패기와 포인트가드로서 보여주는 코트 장악력을, 양동근 선수에게서는 리더십과 꾸준함을 본받고 싶다. 이 모든 것을 갖추려 이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드래프트 신청은 어쩌면 모험이다. 감염병 확산 탓에 대회가 취소돼 스카우터나 감독 눈에 들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대학교에 진학하는 방법이 안전해 보였지만, 그는 프로에 도전했다. 특히 야구와 달리 농구계는 대학 졸업 후 프로구단에 입단하는 게 통상적인 수순이지만 그는 ‘고졸신인’이라는 파격적인 도전을 택했다. 2020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 참가자 48명 중 고3은 조석호 선수를 비롯해 단 2명에 불과하다. “고교 1학년 때부터 주변에 ‘고교를 마치고 프로로 가겠다’고 말해왔는데, 올해 코로나로 경기가 없어 당황했다. 그냥 대학에 갈까도 고민했지만, 경기를 못 뛴 건 대학생 형들이나 나나 다를 바 없어 드래프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하고, 은퇴 후에는 지도자가 되는 게 꿈이라 대학 학위에는 별 미련이 없다. 그래서 입학 원서도 내지 않았다. 빨리 프로구단에서 활동해 조금이라도 더 배우고 싶다.”
선수는 부산 중구 동광초등학교 5학년 때 농구를 시작했다. 당시 168㎝에 달하는 그의 큰 키를 본 농구부 감독이 “농구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했고, 농구공을 만져본 소년은 곧 농구에 푹 빠졌다. 중학교 2학년 때까지는 센터를 맡았지만, 키가 기대만큼 자라지 않아 가드로 포지션을 바꿨다. “센터로 농구를 시작한 점은 득이 됐다고 생각한다. 가드가 센터를 맡는 ‘미스 매치’가 종종 이뤄지는데, 가드가 가장 힘들어하는 순간이다. 어떻게 센터의 자리를 뺏고 내 자리를 지키는지 알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조석호는 고교생답지 않게 이타적인 플레이를 많이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래 그는 일명 ‘득점기계’였다. 2017년 금명중 3학년 재학 시절 주말리그 팔룡중과 벌인 경기에서 34득점 15리바운드 11도움 10스틸을 기록하며 중고농구 최초로 쿼드러플 더블을 달성해 주목받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듬해 부산중앙고에 입학하면서 당시 에이스였던 서명진(현대모비스) 선수에게 득점기회를 만들어주고 상대 에이스를 수비하는 역할에 집중했고 여기에 재미를 붙였다.
스스로는 몸싸움과 수비력, 패스에 강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키는 크지 않지만 몸싸움에는 자신이 있다. 또 동료의 움직임을 살펴 패스하고 수비 센스가 좋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사실 득점력은 고교리그에서 충분히 검증받았다. 지난해 고교 주말리그 라이벌 동아고와의 경기에서 3점슛 7개를 포함한 41득점을 올렸다.
선수가 가장 가고 싶어 하는 팀은 kt다. 조석호는 “롤모델인 허훈 선수가 있고, 가족이 부산에 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어느 팀에서든 빨리 성장해서 팀에 보탬이 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조 선수가 kt를 비롯한 프로농구팀의 부름을 받을지는 오는 23일 드래프트 선수 지명 행사 때 결정된다.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