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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신의 곁으로 떠난 ‘축구의 신’

마라도나 별세… 향년 60세

  •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   입력 : 2020-11-26 20:06:54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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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하위팀 나폴리 거푸 우승 안겨
- 열성 팬들 종교 창시 숭배하기도

- 1986년 월드컵서 우승 이끌어
- 아르헨티나의 영웅으로 떠올라

- ‘신의 손’ 반칙 사건으로 오점
- 은퇴 후에도 약물 중독 구설수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25일(현지시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티그레의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60세.
   
디에고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우승컵인 피파컵을 들어 올리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그는 단순한 축구스타가 아니라 축구의 공식을 뒤흔든 선수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라도나가 나타나기 전까지 한 팀에서 적게는 11명, 교체선수까지 합하면 14~16명이 90분 동안 뛰는 축구에서 선수 1명이 만들어낼 수 있는 변화는 많지 않다는 게 정설이었다.

하지만 그가 몸담았던 팀은 단숨에 리그 정상으로 올랐다. 불과 스무 살에 아르헨티나 정규리그 득점왕과 남미 올해의 선수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 유럽에 진출한 뒤로는 스페인 프로축구 명문클럽 FC바르셀로나에서 승승장구했다.

   
1986년 허정무 전 감독에게 ‘태권 킥’ 맞은 마라도나
마라도나가 본격적으로 축구역사를 새로 쓰기 시작한 것은 1984년 이탈리아 세리에A(1부리그) 나폴리에 입단하면서부터였다. 당시 나폴리가 마라도나를 영입하면서 FC바르셀로나에 준 690만 파운드(약 102억 원)는 당시 역대 최고 이적료였다.

마라도나는 리그 만년 중하위권 팀인 나폴리에 모든 트로피를 안겨줬다. 나폴리는 1986-1987시즌 구단 사상 처음으로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1989-1990시즌에 한 번 더 정상에 올랐다. 세리에A는 당시 유럽 최고 리그로 꼽혔다. 마라도나는 FA컵 격인 코파 이탈리아(1986-1987)와 수페르코파 이탈리아(1990)의 우승컵도 나폴리에 안겨줬다. 1988-1989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컵까지 들어 올렸다.

마라도나가 현란한 드리블과 허를 찌르는 패스로 세리에A 명문 팀 AC밀란, 유벤투스 등 북부 연고 강팀들을 유린하는 모습은 나폴리 시민을 열광하게 했다. 농업 중심인 이탈리아 남부와 공업이 발달한 북부는 소득 격차 등으로 인한 갈등이 심하다. 마라도나는 밀라노, 토리노 등 부유한 북부 도시와 비교해 가난한 나폴리 시민이 느끼던 박탈감과 열등감을 경기장에서 해소해 줬다.

이런 성적은 곧 신화에 비유됐고, 주인공인 마라도나는 팬들에게 신처럼 떠받들어져 ‘축구의 신’으로 불렸다. 한 열성팬은 1998년 마라도나의 38번째 생일에 맞춰 ‘마라도나교’를 창시하기도 했다. 신도들은 마라도나를 숭배하는 주기도문을 외우고, 찬송가 ‘우리의 디에고’를 부르는가 하면 마라도나가 펴낸 자서전 ‘나는 디에고’를 성경처럼 숭배한다.

   
1990년 ‘신의 손’이란 별명을 낳은 반칙 장면
일명 ‘신의 손’ 사건은 그의 경력에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이기기 위해서는 뭐든지 하는 지나친 승부욕 탓이었다. 마라도나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왼손으로 골을 넣었다. 당시 골이 선언되고 잉글랜드 골키퍼 피터 실턴이 주심에게 핸드볼이라며 항의하자 마라도나는 세리머니를 하면서 팀 동료들에게 “어서 나를 껴안아. 머뭇거리면 심판이 항의를 받아들일 거야”라고 외쳤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손으로 넣은 이 골로 1-0을 만든 마라도나는 불과 4분 뒤 상대 선수 7명을 제치고 50m를 질주한 끝에 추가 골을 넣었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2-1로 이겼고, 그해 월드컵 우승까지 차지했다.

1990년에도 그가 이끈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아르헨티나 경기 공격과정을 보면 마라도나로 시작해 마라도나로 끝났기에 그가 우승과 준우승을 일궈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아게로 등 스타가 즐비하지만 월드컵에서는 성적을 못 내는 것과 비교된다.

   
2010년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 재임 당시 모습
그렇지만 약물중독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마라도나는 23세이던 1983년부터 코카인 중독 의혹을 받아오다, 나폴리에서 뛰던 1991년 약물검사에서 코카인 양성 반응을 보여 15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받고 팀을 떠나게 된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나이지리아전 뒤 도핑검사에서 적발돼 대회 도중 퇴출당하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은퇴 후에도 마약·알코올 중독 등으로 끊임없이 구설에 올랐다.

마라도나는 영욕을 뒤로 하고 60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3일간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으며, 주검은 대통령궁 카사로사다에 안치될 예정이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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