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퇴근 가능한 사직에 내달 캠프
- 1억 원 안팎 합숙 비용 절감 기대
- 신인은 훈련에 어려움 겪을 수도
코로나19가 스포츠에 끼친 영향은 전쟁이나 금융위기보다 훨씬 강했다. 한국프로야구(KBO) 롯데 자이언츠가 올해 출퇴근제 스프링캠프를 차린다. 롯데가 걸프전이나 IMF사태로 국내에 캠프를 차린 적은 있었어도 출퇴근제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무관중으로 시즌을 운영한 탓에 발생한 적자폭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는 시도로 보인다.
14일 롯데에 따르면 다음 달 1일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에 스프링캠프를 차린다. 구체적인 일정은 안 나왔지만 이달 말 사직구장에 천막을 치는 바람막이 공사에 곧 착수할 예정이다.
롯데는 애초에 최첨단 장비와 실내 시설을 구비한 김해 상동구장에 캠프를 차릴 것으로 점쳐졌었다. 그러나 허문회 감독이 쉽게 이동할 수 있고 천연잔디가 깔린 사직구장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져 이곳을 1군 스프링캠프로 삼았다. 구단도 비용을 고려해 출퇴근이 가능한 사직구장을 선택했다. 합숙훈련을 하면 훈련에 참여하는 선수들 숙박비와 식비만 1억 원 안팎인데, 출퇴근제로 하면 이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창단 후 2차례 국내 스프링캠프를 차린 바 있지만 모두 합숙훈련을 했었다. 1991년 미국과 이라크가 벌인 ‘걸프전’ 영향으로 일본 가고시마 해외 전지훈련을 취소했다. 대신 1군 선수들은 해운대 해변이 보이는 호텔에 숙소를 잡고 사직구장을 오가며 실전 훈련을 했다. 1998년에는 전년도에 발생한 외환위기 인 일명 ‘IMF 사태’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배 가까이 급등해 해외 전지훈련을 취소했다. 그렇지만 1·2군 선수들은 울진과 마산에서 합숙하며 훈련했다.
출퇴근제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는 곳은 롯데만이 아니다. NC 다이노스 1군 선수들은 창원 NC파크와 바로 옆 마산구장에서 훈련한다. 홈구장이 지붕이 있는 돔 형태인 덕에 추위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키움 히어로즈는 서울서 스프링캠프를 연다.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도 홈구장에 캠프를 차린다.
이런 형태의 훈련은 각 구단의 비용 절감에도 일조한다. 해외 전지훈련으로 구단은 11억∼12억 원 정도를 썼다. 비용 대부분은 항공료, 숙소비, 식비다. 출퇴근제 스프링캠프를 차리면 이런 비용에 대한 부담이 없다. 지난해 리그가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면서 각 구단들은 100억~150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낸 탓에 조금이라도 지출을 줄여야 한다.
구단이 선수들의 바뀐 선호도를 반영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합숙훈련을 하면 한 달 넘게 타지에서 불편한 숙소 생활을 해야 한다. 집에서 출퇴근하면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편안한 여건에서 재충전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한 스카우터는 “요즘 선수들은 개인 트레이너를 두거나 스스로 몸 관리를 한다. 이렇게 하면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채울 수 있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출퇴근제 스프링캠프를 좋아하는 선수들이 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합숙 훈련은 분명한 장점이 있다. 훈련 기간에 동료·코치에게 조언을 구하는 등 집중력 있게 훈련을 할 수 있지만 올해는 훈련 외 시간을 스스로 잘 관리해야 한다. 신인 선수들은 불리한 셈이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