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라야 시즌 후반 복귀할 전망
- 중견수 정훈·김재유가 맡을 듯
한국프로야구(KBO)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민병헌(사진)은 2019년까지 7년 연속 3할을 쳤던 꾸준한 타자였다. 그랬던 그가 지난해에는 타율이 0.233으로 뚝 떨어졌다. ‘주장으로서 부담감’ ‘에이징 커브’ 등 온갖 추측과 ‘먹튀’라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원인은 딴 곳에 있었다.
롯데와 민병헌은 오는 22일 서울대병원에서 뇌동맥류 수술을 받는다고 18일 밝혔다. ‘뇌 속 시한폭탄’이라고 불리는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 일부가 약해지면서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악화하면 뇌동맥류가 점차 부풀어 올라 뇌출혈을 일으켜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민병헌은 중학교 1학년 때 부친이 뇌출혈로 유명을 달리한 가족력이 있다.
민병헌은 이날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2019년 머리가 아파 병원을 찾았다가 뇌동맥류를 발견했다. 이후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 왔다. 아버지께서 같은 병으로 돌아가셨다”며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수술 소식을 전하게 돼 팬들에게 죄송하고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그가 부진을 겪은 이유도 뇌동맥류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즌 내내 통증에 시달리고, 타격 때 방망이를 휘두를 때도 본능적으로 힘이 덜 들어가다 보니 경기력이 떨어졌을 것으로 전문가는 추측한다. 또 정기검진을 받느라 컨디션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민병헌은 “병 때문에 경기력이 떨어졌다며 숨고 싶지는 않다. 어떻게 해서든 이겨내고 싶었지만 잘 안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7월 허문회 감독에게 직접 2군에 내려가고 싶다고 자청했지만 허 감독이 만류했다.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다. 최근 검진 결과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이 나와 수술대 위에 오르게 됐다. 민병헌은 그동안 이를 알리지 않았지만, 올해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스프링캠프에 불참하게 됐기에 공개하기로 했다. 그는 “올해 16년 만에 스프링캠프를 못 가게 돼 더는 숨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민병헌은 2018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4년 80억 원에 두산에서 롯데로 이적했다. 이후 두 시즌 연속 3할 타율을 달성하며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지난해 주장을 맡고 나서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롯데에서 마지막 해인 올 시즌 후반이나 돼야 타석에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술 후 3, 4개월 동안 회복 기간을 거친 후 몸을 만들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수술은 물론 재활 과정을 하루빨리 마치고, 최대한 빠르게 복귀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아섭-민병헌-전준우로 채워진 ‘국가대표급 외야진’을 갖췄던 롯데는 이제 민병헌이 빠진 외야진을 꾸려야 한다. 지난 시즌 민병헌 대신 가장 많이 출전했던 정훈이 주전 중견수를 맡고 김재유가 백업으로 출전하며 자리를 메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신인드래프트로 뽑힌 나승엽이 3루수에서 외야수로 포지션 변경을 준비하고 있어 그의 출전도 점쳐볼 수 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