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 “현재까지 기여도 살펴야”
- 구단 “미래가치 따져 금액 산정”
스프링캠프 개막일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롯데 자이언츠 프랜차이즈 스타 이대호의 재계약 소식이 좀처럼 들려오지 않고 있다. 미래를 바라보는 구단과 과거를 돌아보는 선수가 몸값을 계산하는 공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롯데와 이대호 간의 입장차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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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호(왼쪽)가 부산 경남고 후배이자 차세대 롯데 4번 타자로 꼽히는 한동희를 격려하고 있다. 국제신문DB |
25일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와 롯데에 따르면 올해 자유계약선수(FA)를 신청한 16명 중 11명이 소속팀에 남거나 팀을 옮겼다. 5명은 아직 협상 중이다. 롯데 4번 타자 이대호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추진 중인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 베테랑인 두산 베어스 투수 유희관과 이용찬, LG 트윈스의 투수 차우찬이다. 양현종은 마지막 MLB 도전에 강한 의욕을 보이며 소속 구단에 오는 30일까지 결단을 내리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현재 MLB 구단의 제안을 기다리는 중이다. LG와 두산도 더디지만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롯데와 이대호는 감감무소식이다. 이대호 측은 팀에 남아 우승을 일구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구단도 선수의 공로를 인정하는 마음과 앞으로도 팀원으로서 함께해야 할 선수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양측은 여러 차례 만났지만, 계약 진척 상황은 철저하게 함구한다. 연봉을 놓고 양측 간격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선수는 구단과 FA 계약을 맺을 때 현재까지의 기여도를 내세운다. 이대호는 지역에서 성장해 롯데에서 데뷔한 후 빅리그에서 활동하다 다시 돌아온 부산 프랜차이즈 스타다. 나이가 들면서 실력이 떨어지는 ‘에이징커브’가 왔다고는 하지만 지난 시즌 득점권 상황에서 타율 0.323을 기록한 독보적 4번 타자다. 팀 내에서 후배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나 티켓 파워를 생각하면 기록 이상의 가치가 있다.
반면 구단은 선수가 팀에 어느 정도의 미래 가치를 안겨줄 수 있는지를 금액으로 산정한다. 롯데는 ‘2024년에 뭔가 보여주겠다’며 이 시기를 구단의 승부처로 내다본다. 1982년생인 이대호는 올해 39세로 2년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크다. 길어야 3년 계약이다. 구단이 목표로 하는 2024시즌에는 이대호가 없다. 이대호가 활동하는 기간에 우승하기보다는 유망주를 차근차근 키워 팀의 체질을 개선하는 게 우선이다. 구단 입장에서 이대호의 미래 가치는 생각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
FA 계약 마감 시한은 정해지지 않았다. 야구 규약상 미계약 FA 선수는 올 시즌 어느 때나 구단과 계약할 수 있다. 선수들은 연봉을 2~11월 10개월로 나눠 받아 계약서상의 연봉을 온전히 받으려면 1월 31일까진 계약해야 한다. 또 스프링캠프 시작 전에는 계약을 마쳐야 훈련에 참여하고 올 시즌을 차질없이 준비할 수 있어 선수와 구단은 이 시기를 마감일로 보고 계약을 진행해 왔다. 개막전에 나오려면 정규리그 개막 전날인 4월 2일 오후 3시까지 현역 선수 등록을 해야 한다. 롯데와 이대호 측도 “스프링캠프 전에는 계약을 끝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진행 속도라면 스프링캠프 시작 전 협상을 끝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스프링캠프가 시작한 다음 달에도 여전히 협상 테이블을 이어갈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