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연속 버디로 캔틀레이 따돌려
- 세계랭킹 48계단 수직상승
- 안병훈 8위·임성재 12위 올라
김시우(26)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우승하며 PGA 통산 3승을 거머쥐었다.
김시우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PGA 웨스트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총상금 67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네 번의 연속 버디로 8언더파를 쓸어 담아 4라운드 합계 23언더파 265타로, 2위인 패트릭 캔틀레이(미국)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20만6000달러(약 13억2731만 원).
2017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3년8개월 만의 1위이자 개인 통산 PGA 3번째 우승이다. 김시우는 토니 피나우, 맥스 호마(이상 미국)와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다. 1, 2번 홀 버디로 먼저 2타 앞섰던 피나우를 4, 5번 홀 연속 버디로 따라잡았고 7, 8번 홀에서도 잇단 버디로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10번 홀과 11번 홀 역시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선두를 유지했지만 캔틀레이의 추격을 받았다. 보기 없이 버디만 11개를 몰아친 캔틀레이는 김시우에 1점 차 앞선 채 먼저 경기를 끝냈다. 남은 4개 홀에서 버디 2개를 잡아야만 이기는 상황. 김시우의 승부처는 16번 홀(파5)과 17번 홀(파3)이었다. 16번 홀에서 두 번째 샷으로 그린 위에 볼을 올린 뒤 두 번의 퍼트로 버디를 뽑아내 공동 선두에 복귀했다. 17번 홀에서도 6m 버디 퍼트를 잡아 1타 차로 단독 선두로 올라서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시우는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들며 이른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리고 마지막 18번 홀(파4)을 차분하게 파로 막아내며 우승을 확정했다. 캐머런 데이비스(호주)가 3위(20언더파 268타), 김시우와 선두 경쟁을 벌였던 피나우는 4위(19언더파 269타)로 떨어졌다. 안병훈(30)은 공동 8위(14언더파 274타), 임성재(23)는 공동 12위(13언더파 275타), 이경훈(30)은 공동 32위(10언더파 278타)로 대회를 마쳤다.
김시우는 2017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준우승 한 번, 3위 두 번에 그쳤고, 부상에도 시달리는 등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으나 이번 3년8개월 만의 우승으로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우선 이날 우승으로 2023년까지 투어 출전권을 보장받았고, 오는 4월 ‘명인열전’ 마스터스 출전권도 얻었다. 2017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3년간 마스터스 출전권을 얻었지만 지난해 만료된 상황이었다. 만 26세가 되기 전에 3승 고지에 올라선 PGA 투어 현역 선수는 세계랭킹 4위 콜린 모리카와(미국)와 김시우뿐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기대도 크다. 이번 우승에 따라 세계랭킹이 48위로 종전(96위)보다 48계단이나 수직 상승했고, 상금순위도 13위(170만 달러)로 도약했다. 한국 선수로는 PGA 통산 우승 기록이 최경주(51·8승)에 이어 2위가 됐다.
김시우는 경기 후 공식 인터뷰를 통해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두세 번 기회가 있었는데, 살리지를 못했다. 그래서 (최종 라운드를 앞둔) 어제는 잠이 잘 안 왔다”고 말했다. 그는 “안 풀리면 쫓기는 경향이 있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다 우승 기회를 놓치곤 했다”면서 “코치가 자신을 믿고 기다리면서 침착하게 경기하면 좋은 기회가 있을 거라고 대회 전에 말해준 게 도움이 됐다. 오늘 최대한 감정 기복 없이 플레이하려고 했다”며 덧붙였다.
보기 없이 4라운드를 치러낸 데 대해서도 “보기 하지 않는 데 신경 쓰기보다는 매 순간 내 샷에 집중해서 플레이했기 때문에 보기가 하나도 없던 것도 몰랐다”면서 “내 경기에만 집중해서 보기가 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며 기뻐했다. 김시우는 “올해 우승하는 목표를 이뤘고 이번 시즌에는 투어챔피언십까지 살아남고 한 번 더 우승했으면 좋겠다”는 기대도 비췄다.
이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