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실업팀 없어 선수들 떠나
- 市 산하기관 팀 창단이 현실적
- 아이스링크 확충에 더 집중
“초중고에는 빙상부가 있는데 이들 학생선수를 받아줄 대학이 없어요. 고교 졸업 후, 아니 재학 도중 수도권 등 타지로 다 빠져나가는 실정입니다. 지역에서 성장한 이들이 계속 부산에 남아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논스톱 선수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하겠습니다.”
 |
| 지난 2일 만난 조윤섭 신임 부산빙상경기연맹 회장은 학생선수의 단절 없는 육성을 위해 지역대학 빙상부 창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
지난달 제10대 부산빙상경기연맹 회장에 취임한 조윤섭(68) ㈜태양금속 대표이사는 ‘단절’을 부산빙상계의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현재 학생선수를 육성하는 빙상부는 초등학교 2곳(동성초 혜화초)과 중학교 1곳(명진중), 고교 1곳(만덕고)이 있는데, 대학팀은 전무하다. 진학의 고리가 끊어지다 보니 학생·학부모 입장에서는 부산을 떠날 수밖에 없다. 그간 빙상연맹의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지역대학도 신입생 감소 등 여파로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창단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조 신임 회장은 그 물꼬를 트는 것을 임기 내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는 “부산은 날씨가 따뜻한 탓인지 ‘빙상 불모지’라는 인식이 강해 빙상인구가 많지 않다. 동호인 2000여 명, 학생선수 60명에 불과하다”며 “어렵게 육성한 학생선수가 타지로 가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이들이 더는 유출되지 않고 부산빙상계의 단단한 뿌리가 될 수 있도록 대학 빙상부라는 ‘사다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에는 대학팀은 물론 프로 선수 생활을 할 실업팀도 없다. 지역 한 업체가 스피드스케이트와 쇼트트랙 선수 4명으로 구성된 실업팀을 2년 5개월 운영했으나 2018년 해체했다. 2년여간 프로 선수대도 끊긴 상황이다. 조 회장은 “홍보 효과 등 이익이 나지 않으면 기업으로선 운영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며 “그런 점에서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이 빙상팀을 신설하는 게 지금으로선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오는 4월 선거에서 선출될 신임 부산시장께 적극 건의해 빙상계 숙원사업을 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프라 확충도 빙상계의 영원한 숙제다. 공설로는 부산북구빙상장에 이어 남구빙상장도 문을 열었고, 사설 아이스링크도 동래와 신세계 센텀시티에 각각 있다. 하지만 빙상인구를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적다고 빙상계는 입을 모은다. 특히 효율적인 대관이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선수들은 늘 훈련공간 부족 문제를 겪는다. 스피드 스케이팅, 쇼트트랙, 피겨 스케이팅, 아이스하키, 컬링 등 여러 종목별 선수가 아이스링크 하나를 쪼개 써야 하는 형편인데, 이 과정에서 안전사고로 이어지는 일도 빈발한다. 보통 아이스링크는 종목 성격상 스피드·쇼트트랙 선수들이 먼저 사용한 뒤 얼음이 많이 파이는 피겨나 아이스하키 등 순으로 훈련이 진행되는데, 최근 피겨 선수가 훈련한 뒤 제대로 정빙되지 않은 상태에서 얼음을 타다 쇼트트랙 선수가 다리를 다치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그는 “부족한 빙상장을 나눠 쓰다 보니 선수들은 항상 부상의 위험을 안고 있다”며 “이런 불안을 없애기 위해서는 더 많은 아이스링크가 필요하다. 선수뿐만이 아니라 생활체육 활동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도 증설해야 한다. 빙상장이 내 집 가까이 있어야 스포츠를 쉽게 체험할 수 있고, 자연스레 빙상인구로 편입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인프라 확충에 좀 더 집중할 계획을 밝혔다.
조 회장은 “각계 퇴직 명사를 고문·자문위원으로 위촉하는 등 조직을 재정비해 빙상연맹의 위상을 높이고, 이것이 열악한 지역 동계스포츠의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