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를 건국한 주몽과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는 공통점을 지녔다. 귀신같이 활을 잘 쐈다는 뜻‘신궁’으로 불렸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전통 무예 ‘활쏘기’는 고구려 무용총 벽화 ‘수렵도’를 비롯해 삼국지 ‘위지 동이전’ 등 고대 문헌에도 등장하는 등 우리 민족이 활의 민족임을 증명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활쏘기’를 국가무형문화재(142호)로 지정해 그 가치를 인정했다. <고수를 찾아서2> 취재팀은 지난 1일 활쏘기 명맥을 잇고 있는 국궁 고수 장오현 부산궁도협회 부회장을 부산 동래구 사직정 궁도장에서 만났다.
부산 유일 국궁 9단인 장오현 부산궁도협회 부회장이 활쏘기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세영 기자
국궁(활쏘기)은 활과 화살을 이용해 과녁을 맞히는 것으로 각궁, 카본궁, 개량궁, 단궁 등 활 종류는 다양하지만 쏘는 방법은 동일하다. 국궁은 경기 규칙에서 양궁과 큰 차이점이 있다. 양궁은 70m 거리에서 과녁 중앙을 맞출수록 더 높은 점수를 획득하지만, 국궁은 145m 거리에 놓인 과녁판을 맞추면 동일하게 1점을 획득한다. 장 부회장은 “옛 선조들이 무과시험을 볼 때 큰 걸음으로 120보 거리에 과녁판을 두고 활쏘기를 했다. 우리는 이를 거리로 환산해 145m 거리에서 활쏘기를 하며 전통성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취재진은 이날 장 부회장의 도움을 받아 초등학생용 18파운드 개량궁 시위를 당겨봤는데, 온몸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당기는데 힘이 많이 들었다. 장 부회장은 “활쏘기는 전신운동으로 안 쓰던 근육도 사용하기 때문에 처음 활을 잡아본 사람은 1~2개월간 사범의 지도를 받아야 사대에 올라 활을 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국궁의 매력은 무엇일까. 장 부회장은 “정신을 집중해 화살을 145m 거리의 과녁판에 명중시킬 때 오는 희열감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45년간 활을 쏘아 올린 장 부회장은 ‘명궁’ 칭호를 받을 수 있는 5단을 뛰어넘어 부산에서 유일한 국궁 9단 보유자다. 9단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145m 거리에 떨어진 과녁판을 45중 40발 이상 맞춰야 한다.
활쏘기를 잘 하는 비결은 바람에 있다. 장 부회장은 “국궁은 양궁에 비해 거리가 훨씬 멀기 때문에 기후와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바람을 어떻게 읽어 내느냐와 연습량으로 실력이 갈린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그의 목표는 무엇일까. 현재 부산궁도협회팀 감독도 맡고 있는 장 부회장은 “우리팀이 2019년 전국체전에서 아쉽게 종합 준우승을 차지했다. 선수들의 기량을 잘 갈고닦아 다가오는 전국체전에서 꼭 우승하도록 지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