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투구폼 분석장비 ‘피칭랩’…데이터 야구 화룡점정

롯데의 과학 야구

  •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   입력 : 2021-04-01 18:57:15
  •  |   본지 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20여 개 센서 몸에 부착하고 투구
- 생체역학 데이터 수집 비교 분석
- 2억 원 투자 … 전문가도 6명 모셔
- 신인육성·부상방지 등 효과 기대

지난 2월 16일 롯데 자이언츠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부산 사직구장 4층 실험실에 신인 투수 김진욱(19)이 반바지만 입은 채로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동그란 센서 20여 개를 달고 나타났다. 실내에 마련된 마운드에 오른 그는 ‘준비 시작’이라는 연구개발(R&D)팀 김혜리 체육역학박사의 안내에 따라 전력으로 혹은 힘을 빼고 신중하게 한 구씩 던졌다. 박현우 스카우트·육성총괄은 옆에서 모니터와 선수를 번갈아 관찰했다. 김진욱이 던진 공은 12개. 이로써 준비시간까지 40분에 이르는 실험은 끝났다.

■결과 아닌 과정 보여주는 첨단시설

   
지난 2월 16일 부산 사직구장 ‘피칭랩’에서 롯데 자이언츠 신인 투수 김진욱이 센서 20여 개를 온몸에 달고 공을 던지고 있다.
국내 최초로 공개한 롯데의 ‘피칭랩(Pitching Lab)’ 훈련 장면이다. KBO 구단 중 롯데만 갖춘 시설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이 시설이 있는 구단은 절반이 채 안 된다. 모든 구단이 운영하는 랩소도(이동식 궤적 추적 장치), 블라스트 모션(타격 때 배트스피드, 발사각 등을 측정하는 장치)이 ‘결과’를 측정하는 기기라면 피칭랩은 선수의 몸이 이 같은 결과를 내는 데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를 보여준다.

롯데는 지난해 3월 2억 원을 들여 사직구장 4층 강당을 개조, 피칭랩을 만들었다. 시설을 만드는 데는 큰 비용이 들지 않았지만 선수들의 생체역학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고자 전문인력 6명을 채용했다는 점을 보면 큰 투자를 한 셈이다.

앞으로 김진욱은 매 분기 사직구장 피칭랩에서 공을 던지며 자신의 생체역학 자료를 쌓아가게 된다. 자료가 쌓이고 쌓이면 다른 선수와 비교 분석한 자료를 통해 더 빠르고 변화무쌍한 공을 던질 수 있는 투구 폼을 찾는다. 혹은 부상 등 다양한 이유로 투구폼이 무너졌을 때도 코치진의 안목에만 의존하는 게 아닌, 자료를 참고해 더 빨리 최상의 밸런스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김진욱은 물론 롯데 소속 1·2군 모든 선수는 주기적으로 피칭랩에서 자신의 생체역학 데이터를 쌓아 나간다.

이름만 피칭랩일 뿐 투수만이 아니라 타자나 포수도 모두 참여한다. 타자는 적절한 타이밍에 중심 이동이 된 상태에서 방망이를 휘두르는지, 포수는 송구 과정에서 불필요한 동작은 없는지 등을 분석한다.

■“잠재력 끌어내고, 재활 기간 단축”

한 선수를 측정해 나오는 자료만 1GB. R&D팀은 선수들의 관절 각도, 무릎 각도,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속도 등을 분석해 한 페이지의 보고서로 요약한다. 구단 프런트와 코치진은 이를 보고 선수 육성 계획을 짠다. 또 트레이너는 신체 균형이 어긋나는 부분을 찾아내 선수들에게 어떤 운동을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데이터를 본 선수들은 다른 선수의 동작과 비교 분석한 자료를 보고 왜 내가 직구를 시속 140㎞ 이상 던지지 못하는지 알게 되고 개선점을 찾아 나간다. 타자도 자신의 폼과 이대호나 손아섭의 폼을 체계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좋은 장비를 왜 1년 만에 공개한 걸까. 박 총괄은 “데이터가 쌓일 시간이 필요했다. 이제 신인 선수들에게도 적용할 만큼 데이터가 모였기 때문”이라며 “이전까진 코치진이 느낌이나 경험에 의존해 선수를 육성했지만, 이제는 피칭랩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용한다. 선수들도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투구 폼 교정 등을 제안하면 더 잘 수긍한다. 수치로 보면 2군 투수들의 구속, 회전 효율 등이 크게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이렇게 도출된 결과를 학술지에 투고해 한국야구 육성 시스템의 위상을 높일 계획이다. 롯데는 서울대와 협력해 쌓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과를 도출해 올해가 끝나면 국제 저널에 투고할 계획이다.

피칭랩 도입은 성민규 단장이 앞장섰다. 그가 MLB 시카고 컵스에 근무하면서 효과를 체감했기 때문이다. 성 단장은 “지난 1년 동안 도출한 생체역학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수와 코치진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게 됐다. 피칭랩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승할 수 있는 팀을 만드는 육성시스템 구축”이라며 “그동안 쌓인 데이터는 신인 선수 육성에 적용할 정도가 됐고, 부상을 예방하는 데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제때 치료 못 받아 숨진 환자, 경남·부산이 전국 3·4번째로 많아
  2. 2부산교통公·시설公 새 수장 오자마자…조직 화합 숙제
  3. 3파손된 도로 두 달 넘게 방치…건설사 늑장에 주민 ‘뺑뺑이’
  4. 4보수 텃밭 부산 서·동 지역구, 여권 총선 후보군 문전성시
  5. 5간소한 세간 8평 방에 가득 차…아내는 무릎 접고 새우잠
  6. 6멈춰 선 국회…가덕건설공단·산은법 발목
  7. 7광안대교 뷰·학세권 프리미엄…‘푸르지오 써밋’ 부산 첫 입성
  8. 8구호품 90% 부산항 집결…분유부터 재봉틀까지 총망라
  9. 9현대판 소작농 자영업자의 처절한 생존기
  10. 10가상현실로 성화 점화, 디지털 불꽃놀이…中 기술력 과시
  1. 1보수 텃밭 부산 서·동 지역구, 여권 총선 후보군 문전성시
  2. 2멈춰 선 국회…가덕건설공단·산은법 발목
  3. 3부산시의회, ‘정당현수막 조례개정안’ 운명 25일 표결로 결정
  4. 4대법원장 공백 현실화…이재명 체포안 여파로 임명투표 사실상 무산
  5. 5이재명 26일 영장심사…구속이든 기각이든 계파갈등 가속
  6. 6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친명계 중진 4인 출사표
  7. 7민주 내홍 반사효과에 기대지 않겠다? 與 민생행보 집중
  8. 8(속보)민주 원내대표 경선에 친명 중진 김민석·남인순·홍익표 출마
  9. 9국힘 "문재인, 이재명 구속위기에도 평산책방 홍보…기가 찰 뿐"
  10. 10대통령실, 文 '진보정보 우위론'에 "오염된 정보 기반 주장"
  1. 1간소한 세간 8평 방에 가득 차…아내는 무릎 접고 새우잠
  2. 2광안대교 뷰·학세권 프리미엄…‘푸르지오 써밋’ 부산 첫 입성
  3. 3해양수산연수원 사회공헌활동…절영종합복지관에 식료품 전달
  4. 4부산 99%가 전용면적 10평(33㎡) 안돼…가구원 수 고려않고 동일면적 공급
  5. 5전용기로 전략국가 속속 방문…대기업 총수들 막판 전력질주
  6. 6"오염수 하루 90t씩 생성, 방류는 '밑 빠진 독 물 붓기'"
  7. 7암초 걸린 ‘부산항 신항 수리조선’… 3자 제안 공고 일정 중단
  8. 8전기차 보급 늘지만 안전은 ‘글쎄’… 3년 새 화재 3배 증가
  9. 9“‘종자 산업’ 관심 있는 젊은이들 찾습니다”
  10. 10아버지 집 사면서 자금 조달 내역은 전무… “불법 증여 의심”
  1. 1제때 치료 못 받아 숨진 환자, 경남·부산이 전국 3·4번째로 많아
  2. 2부산교통公·시설公 새 수장 오자마자…조직 화합 숙제
  3. 3파손된 도로 두 달 넘게 방치…건설사 늑장에 주민 ‘뺑뺑이’
  4. 4“18살 돼서야 듣게 된 생부 전사 소식…전우 찾아 다녔죠”
  5. 525일부터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환자도 의사도 여전히 반발
  6. 6“울산서 혈액암 최신 치료…원정진료 불편 해소”
  7. 7오늘의 날씨- 2023년 9월 25일
  8. 8한국신문윤리위, 대구서 교육
  9. 9남해 동흥방파제 해상서 물고기 집단 폐사…군, 원인 파악 나서
  10. 10변호사 행세하며 돈 가져간 모자 징역형
  1. 1가상현실로 성화 점화, 디지털 불꽃놀이…中 기술력 과시
  2. 2“너무 아쉬워” 김선우, 韓 첫 메달에도 눈물
  3. 3인공기 게양 금지인데…北, 개회식서도 펄럭
  4. 4수영·레이저 런서 대역전…개인전 대회 2연패
  5. 5야구대표팀 28일 출국…윤동희 막차 합류
  6. 6태권도 품새 금메달 석권…근대5종 전웅태 2관왕
  7. 7남녀 모두 압도적 승리 “이게 태권도 종주국의 품새다”
  8. 816강 남북전 웃은 안바울, 4강 한일전선 눈물
  9. 9男펜싱 집안싸움 성사 주목…유도 남북 선의의 경쟁
  10. 10金 노린다더니…男배구 61년 만의 노메달 치욕
우리은행
유소년 축구클럽 정복기
수준별 맞춤형 훈련 통해 선수부 ‘진급시스템’ 운영
유소년 축구클럽 정복기
개인 기량 강화로 4번이나 우승…내년 엘리트 클럽 승격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