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배구, 겨울 인기스포츠로 정착
- 부산 지역 스포츠 팬층 두터워
- 삼성화재·현대캐피탈 과거 관심
- 경기장 해결 새 팀 창단 가능성↑
- 선수 수급난은 풀어야 할 과제
프로스포츠 세계에서 주전선수의 부진이나 이탈은 백업선수에겐 기회로 다가온다. 농구는 부산 겨울스포츠에서 당당한 주전 역할을 했었지만, kt 농구단이 5G급 속도로 부산을 떠났다. 지역 배구팬은 이번 기회에 프로배구단을 부산에 들일 수 있게 됐다며 기대하고 있다.
■배구, 농구 압도 ‘겨울스포츠 제왕’
15일 부산시와 농구계에 따르면 부산시가 새 남자 프로농구단을 유치할 가능성은 작다. 남자농구가 워낙 인기가 급감해 새 구단을 창단하려는 기업을 찾기 어렵다. 게다가 이번 ‘kt 사태’로 박형준 부산시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다’고 지적할 정도로 시와 남자프로농구(KBL) 연맹과의 신뢰 관계가 깨졌다.
반면 프로배구는 겨울스포츠의 제왕으로 부상했다. 지난 시즌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농구를 압도했다. 2020-2021시즌 V리그 여자배구 정규 시즌 평균 시청률은 1.093%, 남자배구는 0.745%를 기록했다. 국내 최대 인기 종목인 프로야구에도 꿇리지 않는 수준이다. 반면 남자농구는 2019-2020시즌 0.200%를 넘기지 못했고, 2018-2019시즌에는 0.100%를 겨우 넘겼다.
선수단 연봉 총액을 제한하는 ‘샐러리캡’만 봐도 바뀐 배구의 인기를 실감한다. 지난 시즌 남자배구팀은 31억 원, 여자배구팀은 23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각각 5억 원, 9억 원 급등했다. 그렇지만 같은 기간 남자농구 25억 원, 여자농구 14억 원으로 동결된 상태다.
그동안 프로배구는 탄탄한 팬층을 거느린 광역시 부산을 ‘노크’해왔다. 2005년 V-리그가 출범할 당시 삼성화재가 부산을 연고지로 결정하려다가 무산됐다. 현대캐피탈도 부산으로 연고지 변경을 고려하다 천안에 남았다. 2019년 7월 21~23일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 한국전력, OK저축은행까지 V-리그 남자부의 네 팀이 부산에서 ‘2019 부산 써머매치’라는 이름으로 비시즌 친선대회를 열어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도 같은 대회를 열기로 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무산됐다.
■배구계 부산 ‘노크’… 창단 가능성↑
지난해 지역에 본사를 둔 공기업이 여자프로배구단 유치 직전까지 가기도 했지만 막판에 엎어졌다. 부산에 연고지를 둔 배구단이 홈경기장으로 쓸 공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kt 농구단이 부산을 떠나면서 사직체육관이 ‘공석’으로 남게 됐다. 한국배구연맹도 남자배구팀과 여자배구팀 추가 창단을 서둘러야 한다. 각각 7팀이 있어, 연맹은 쉬는 팀이 꼭 생기는 비정상적인 형태로 정규리그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선수 수급이다. 한국중고배구연맹에 따르면 전국의 남고부 24팀 중 부산(성지고·동성고)에 2팀뿐이며 경남과 울산으로 확대해도 경남 진주동명고가 유일하다. 여고부 사정도 비슷하다. 부산에 경남여고·남성여고 2팀이고 부울경을 포함하면 경남 선명여고 1팀이 더 늘어나는 수준이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선수층이 가장 두텁지만, 연고팀이 선수를 수급하기에 충분치는 않다.
배구 인기에 더해 부산지역에 프로배구팀이 생기면 아마추어팀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 지역 배구계 관계자는 “곧 부산에 프로배구단이 창단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그렇지만 시 차원에서 지역 아마추어 구단을 충분히 지원해 지역 프랜차이즈 스타를 많이 키워야 kt처럼 ‘훈련장이 없다’고 팬을 포기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