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팀 소집 훈련장 분위기 침울
- 이스라엘전 패배 땐 최악 상황도
한국프로야구(KBO)가 이른바 ‘방역 스캔들’로 출범 40년 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탈출구는 올림픽 금메달뿐이지만, 한국 야구대표팀은 스캔들에 연루돼 하차한 선수들 탓에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4년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악몽을 재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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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소집훈련 첫날인 지난 1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김경문 감독이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박민우 이어 한현희도 국대 하차
김경문 대표팀 감독과 코치진, 기술위원회는 지난 17일 국가대표 첫 소집을 앞두고 도쿄올림픽 최종 엔트리를 최근 1주일 사이에 두 차례나 바꿨다. 대표팀은 술판을 벌이다 코로나19에 확진돼 태극마크를 반납한 NC 다이노스 내야수 박민우를 롯데 자이언츠 신인 투수 김진욱으로 부랴부랴 바꾼 데 이어, 키움 히어로즈 투수 한현희도 같은 문제로 낙마해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오승환으로 대체했다. 한현희는 경기 수원 원정경기를 앞둔 지난 5일 새벽 동료 선수와 숙소를 이탈해 한화 이글스의 서울 원정 숙소인 A호텔을 찾아 여성 2명과 술자리를 벌여 방역 수칙을 어긴 사실이 들통 났기 때문이다. 한화 선수 2명도 함께였다.
이들이 사실을 축소하려 거짓 진술을 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사실이 알려진 지난 16일 키움과 한화 구단은 선수들의 진술을 토대로 ‘방역수칙 위반이 아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한현희 등 한화와 키움 선수 각각 2명은 5일 전직 프로야구 선수와 함께 여성 2명을 만났지만, 구단은 “한화 선수가 방에서 나온 뒤 키움 선수들이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방역당국 역학조사 결과 한화 선수 2명은 키움 선수 2명이 방에 들어온 뒤 8분(서울 강남구청 발표는 6분) 간 머물다가 떠난 것으로 드러났다. 모두 7명이 한 곳에 모여 있었던 셈이다. 방역을 담당한 자치구의 관계자는 “조금 더 살필 부분이 있다”면서도 “거짓 진술로 역학조사를 방해한 선수들의 경찰 수사 의뢰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만만찮은 이스라엘…악몽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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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화된 KBO 방역 지침에 따라 마스크를 쓰고 훈련하는 롯데 김진욱. 연합뉴스 |
대표팀 선수들은 대회를 시작하기도 전에 동료들이 방역 스캔들로 이탈하고 여론의 지탄을 받자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훈련하게 됐다. 출국을 열흘도 안 남긴 시점에 급하게 팀에 합류한 선수들은 선발 공정성 논란에 휩싸이는 이중고까지 겪고 있다. 야구대표팀 김경문 감독도 고민이 깊다. 김 감독은 “기분 좋게 대표팀 훈련을 시작해야 하는데, 지금 한국 야구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우리 대표팀에 왼손 투수가 부족하다. 김진욱이 시즌 초반에는 부진했지만, 중간 계투로 이동한 뒤에는 투구 내용이 좋았다. ‘한국에 왼손 투수가 없다’고만 말하지 말고, 젊은 좌완을 키우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분위기를 일신하려면 첫 상대인 이스라엘을 이겨야 하지만 만만한 팀은 아니다. 대표팀은 4년 전 WBC에서 초호화 멤버를 꾸리고도 조별리그 첫 경기 이스라엘에 1 대 2로 패해 결국 탈락했다. 이번 대표팀은 그때와 비교하면 전력이 크게 약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팀의 분위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이번에도 이스라엘과의 첫 경기에서 패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김 감독은 “이스라엘 대표팀 투수진이 나름대로 괜찮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예전 국제대회 단기전에서 생소한 팀을 만났을 때 전반적인 상대 전력이 약해도 초반 투수 공략에 실패하면 이닝이 흘러가면서 당황스러운 분위기가 이어져 진 사례가 종종 나왔다”며 경계했다.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