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경 28득점 공수서 맹활약
- FIVB “김, 10억 명 중 1명” 극찬
- 2012년 4위 후 9년 만에 4강행
- 내일 브라질-러 승자와 준결승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강호 터키를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선수들의 투지와 집중력이 빛났던 명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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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경이 4일 일본 아리아케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전에서 터키의 블로킹 벽을 앞에 두고 강타를 때리고 있다. 연합뉴스 |
한국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부 8강전에서 터키를 맞아 세트 스코어 3 대 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역전승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주장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이 28득점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팀을 이끌었다. 레프트 박정아(28·한국도로공사)와 센터 양효진(32·현대건설)이 각각 16득점과 11득점을 올리며 공격에서 힘을 보탰다.
이로써 한국은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9년 만에 4강에 올랐다. 1976년 몬트리올 대회 동메달 이후 45년 만의 메달 사냥에도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런던 대회에서 한국은 동메달결정전에서 일본에 져 4위를 차지했다. 2016년 리우 대회 때는 8강에서 탈락했다.
터키는 세계 최정상급 여자 배구 리그를 갖춘 랭킹 4위의 강팀이다. 이와 비교해 한국은 13위이고 상대 전적에서도 2승 7패로 크게 밀렸다. 하지만 이는 단지 수치일 뿐이었다. 한국은 이날 경기 초반 터키에 난타당하며 17 대 25로 첫 세트를 내줬다. 2세트 들어 달라졌다. 박정아의 강타와 김희진(30·IBK기업은행)의 후위 공격, 김연경의 블로킹 득점이 터지면서 분위기를 바꿔 25 대 17로 세트를 따내며 1세트에서의 굴욕을 그대로 갚아줬다. 3세트는 듀스가 이어지는 승부처였다. 한국이 24 대 23으로 앞선 상황에 주심이 양효진의 네트 플레이를 두고 석연치 않은 포히트 범실을 선언하면서 승기가 넘어갈 뻔했다. 그렇지만 김연경이 경고를 받아가며 격렬하게 항의해 선수단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박정아의 이동 공격이 블로킹에 걸려 24 대 25로 끌려갔지만, 박정아가 속공으로 만회해 다시 25 대 25 듀스가 됐다. 김희진이 블로킹에 성공해 26 대 25로 역전시킨 데 이어, 27 대 26 세트포인트 상황에서 박정아가 블로커의 손을 노린 오픈 공격에 성공해 극적으로 3세트를 따냈다.
한국은 4세트는 다소 쉬어간 듯 넘겨줬다. 마지막 세트에서도 서브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3 대 6까지 밀렸다. 박정아가 오픈 공격을 성공시킨 데 이어 김희진이 블로킹으로 터키 공격을 막았다. 이어진 랠리에서는 박정아가 블로커 손을 노린 공격으로 순식간에 7 대 7 동점을 만들었다. 벼랑 끝에 선 두 팀은 막고 막히는 숨 막히는 승부를 이어가다, 14 대 13에서 김연경이 대각을 노리고 친 공이 블로킹 벽을 뚫어내며 터키 진영에 떨어져 경기가 끝났다.
경기를 마친 후 김연경은 “8강 상대가 터키로 결정된 뒤 준결승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어젯밤엔 (오늘 경기가 올림픽 마지막 경기인 줄 알고) 잠이 전혀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심판에게 항의해 경고를 받았던 상황과 관련해서는 “경기 전부터 심판의 콜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한번 강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흐름이 넘어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했다”고 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여자 배구 대표팀 감독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며 “터키 선수들의 신체 조건이 우리 팀보다 좋다. 이를 이겨내기 위해선 기술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좋은 서브를 우리의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국제배구연맹(FIVB)도 김연경의 활약을 두고 이날 공식 인스타그램에 “우리는 말하고 또 말해왔다. 한국의 김연경은 10억 명 중 1명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고 극찬했다. 한국은 브라질-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경기(4일 오후 9시30분)의 승자와 6일 오후 1시 결승행을 놓고 승부를 펼친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