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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프로구단-지역 상생 리스타트 <3> 지역과 협업 시즌2 시작해야

‘야도 부산’은 옛말 … 구단·市 하나 돼 관중 모을 전략 짜야

  •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   입력 : 2021-10-19 19:38:44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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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롯데 홈 관중 67만여 명
- KBO 구단 평균 72만 명 못 미쳐
- 지역선수 줄어 팬·선수 일체감↓
- 야구거리 등 마케팅 부실 영향도
- 협의체 구성 옛 영광 재현 나서야

부산이 시민과 야구팬, 야구 열기를 즐기러 온 관광객으로 들썩이는 스포츠도시가 다시 될 수 있을까. 십여 년 전만 해도 ‘야구도시’ 부산은 대한민국 최고의 스포츠도시였다. 홈팀 한국프로야구(KBO) 롯데 자이언츠가 이기거나 지더라도 좋은 경기를 펼친 날이면 사직구장 주변 상권은 물론 부산 곳곳이 술렁였다. 전문가들은 훌륭한 시설을 바탕으로 프로 구단, 지자체가 긴밀히 협조해 스포츠마케팅을 펼치고 산업화한다면 비닐봉지를 쓴 관중으로 가득했던 옛 모습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프로스포츠 구단과 소통 없는 지자체 스포츠마케팅은 자칫 흉물로 전락할 수 있다. 동래구가 사직구장 인근에 조성한 야구 테마거리의 봉다리 응원, 마! 등을 형상화한 야구 조형물.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최고 스포츠도시 어쩌다가

부산은 대한민국 최고의 야구도시가 될 수 있었다. 1960년대부터 고교 야구의 전성기를 만든 전국 최강팀 경남고·부산고·개성고(옛 부산상고)가 포진했고, 팬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여기에 1970년부터 일본프로야구 구단을 운영해온 롯데가 1975년 5월 6일 실업리그 야구단 ‘롯데 자이언트’를 시작한 데 이어, 1982년 우리나라에 프로 야구가 출범하면서 ‘롯데 자이언츠’를 창단했다.

1984년 원조 ‘안경 에이스’ 최동원이 한국시리즈 6게임에 모두 출전해 4승 2패로 우승을 이끈 한국 스포츠사에 길이 남는 명승부를 펼쳤고, 이후에도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 1999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등 숱한 대기록을 세우며 야구는 부산을 대표하는 프로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한동안 침묵을 지키던 롯데는 2008년 한국 야구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취임하면서 전국 최고의 스포츠도시가 됐다. 3만 석을 가득 채운 팬들이 응원가 ‘부산 갈매기’를 불렀고, 쓰레기 봉지와 신문지를 이용한 응원은 해외에서도 널리 소개될 정도였다.

그렇지만 현재 롯데는 그런 열기가 끊어졌다. 감염병 확산 탓도 있지만 코로나19가 퍼지기 전인 2019년 롯데의 홈 관중은 67만9208명으로 팀당 평균인 72만8600명에도 못 미쳤다. KBO가 집계한 올 시즌 관중 현황을 보면 ‘야구도시’라는 타이틀은 대구에 뺏긴 듯하다. 지역마다 코로나19로 인한 입장객 제한에 차이가 있지만 삼성 라이온즈의 총 입장객은 25만2518명인 데 반해 롯데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11만9316명에 그쳤다.

젊은 스타가 없어서일까. 그렇지는 않다. 인기 선수가 관중석을 채워주지 못한다는 사실은 한국프로농구(KBL)가 이미 보여줬다. kt 농구단은 2017년 최고의 스타인 허훈과 양홍석을 신인드래프트로 뽑아 프로 무대에 올렸지만, 관중 동원 성적은 시원찮았다. KBL 자료를 보면 총관중은 2011-2012시즌 119만525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감소해 감염병 확산 직전인 2018-2019시즌에는 76만3891명으로 35% 줄었다. 같은 기간 kt는 14만4584명에서 7만613명으로 감소해 반 토막이 났다. 농구 인기가 급감하는 중에도 ‘스타’가 인기를 떠받쳐 줄 것으로 기대됐지만, kt의 관중 이탈 속도는 더 빨랐다.

■“지자체·구단 머리 맞대야”

전문가들은 연고지 출신 선수가 점점 줄어 연고지 팬과 선수의 일체감이 줄어든 데 이어(국제신문 지난 6일 자 1·3면 보도) 이를 보완할 스포츠마케팅마저 부실한 탓이라고 입을 모은다. 부실을 떠나 구단과 지자체가 따로 노는 게 현실이다. 사직구장 주변만 다녀도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최근 찾은 사직구장 일대는 정체불명의 ‘야구 거리’로 전락해 있었다. 동래구는 2019년 야구 관람 외엔 부족했던 콘텐츠를 늘려 침체한 상권을 살리고 일자리까지 창출하겠다며 ‘야구 테마거리’를 조성했다. 국비 5억 원, 시비 2억 5000만 원을 지원받고 구비 2억5000만 원을 추가해 총 10억 원을 들여 노후한 1.5㎞ 길이의 보행로를 정비하고, 야구 홍보 조형물 등을 설치했다.

그렇지만 구장 맞은편 패스트푸드점 앞 야구 인형 조형물부터 ‘부산 팀이 맞나’하는 의문이 든다. 조형물이 착용한 세로 줄무늬 야구복은 롯데가 아닌 서울 연고의 LG 트윈스를 떠올린다. 롯데 선수도 세로 줄무늬 유니폼을 입지 않은 건 아니지만 이 무늬는 LG가 창단 때부터 꾸준히 애용한 상징이다.

인근에 ‘마!’라고 적힌 조형물은 롯데 팬들이 상대 팀 투수가 던지는 견제구에 대한 야유를 보낼 때 외치는 말을 형상화했지만, 부산·경남지역이 아닌 곳에 사는 야구팬은 이해하기는 힘들어 보였다. 도시철도 3호선 사직역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나오는 붉은 색 조형물도 문제였다. ‘봉지 응원’ 때 쓰던 봉지를 형상화했다고는 하지만 그 장면을 쉽게 유추하기 힘든 데다 실제 봉지 색과도 크게 차이가 났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동래구가 구단과 협의 후 조형물을 설치한 건 아니다. 지자체가 보도정비를 하면서 설치하는 작품이라 구단에서 ‘이랬으면 좋겠다’고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동아대 오응수(체육학과) 교수는 구단은 물론 지자체도 스포츠마케팅에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일로 풀이했다. 그는 “부산은 스포츠도시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4대 프로리그 종목 중 3개 종목 구단의 연고지일 뿐만 아니라, 아시안게임 월드컵과 같은 대형 이벤트를 포함해 각종 크고 작은 스포츠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도시이기 때문”이라면서도 “스포츠도시를 향한 전략은 아직 매우 낮은 수준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부산이 스포츠도시가 되려면 프로팀, 지자체, 부산시체육회, 중고교 스포츠부, 대학 스포츠부 등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협의체가 필요하다. 또 부산 체육 마케팅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획취재지원사업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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