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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구단-지역 상생 리스타트 <4> 미국 구단-지자체 시설 갈등

성적 좋은 탬파베이, 노후 돔구장 탓 팬 동원은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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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분석 활용한 선수 활용 탁월
- 올해 AL 동부지구 우승 등 발군
- 구장 접근성 떨어지고 시설 열악
- 경기당 관중 수 1만 명 겨우 넘겨
- 새 야구장 신축지원 못 받자
- 구단주 “연고지 이원화” 선언
- 거론된 몬트리올 “돈 없다” 반발

구단이 성적만 잘 내면 인기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게 정설이었다. 그렇지만 요즘 스포츠산업에서는 지자체와 협력해 제대로 된 시설을 확보하고 연고지 팬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성적이 뛰어나도 존립 자체를 위협받는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진일보한 야구를 선보인다는 평가를 받는 강팀 탬파베이 레이스는 이런 현실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찾은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에 위치한 트로피카나필드는 경기를 관람하기 좋은 구장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관람석과 그라운드 간 거리는 사직구장과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멀게 느껴졌고 통로도 좁아 이동하기 불편했다.
■MLB 최강팀이지만 시설 최악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에 위치한 MLB 탬파베이 레이스의 홈구장 트로피카나필드를 찾았다. 올해 탬파베이는 지난 12일(한국시간) MLB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5 대 6으로 패배하고 시즌을 마감했지만, 정규리그 절대 강자였다. 보스턴과 뉴욕 양키스가 버티는 동부지구에서 가장 먼저 100승을 올리면서 일찌감치 지구 우승을 했다. 지난해에는 월드시리즈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단순히 이기기만 잘하는 팀이 아니다. 선수단 운영 면에서 최고로 꼽힌다. 리그에서 가장 적은 수준의 연봉을 지출하면서도 최신 통계분석, 물리학자의 게임 분석, 혹은 혁신적인 심리기법을 활용하면서 선수단 능력치를 극대화했다.

구단이 연승가도를 달리고도 살림은 계속해서 쪼그라들면서 추가 투자는 엄두도 못 낸다. 시설이나 입지가 너무도 열악해 관중이 모이지 않기 때문이다. 위치부터 혼란스러웠다. 구단은 플로리다주 탬파를 연고지로 두지만, 정작 구장은 옆 도시인 세인트피터즈버그에 있다. 기자는 탬파에서 출발, 자동차 내비게이션을 따라 어렵게 구장을 찾아 나섰는데 출퇴근 시간대가 겹치면서 도로마저 정체가 발생했다. 이곳 주민 말로는 플로리다주에서 드물게 교통정체가 발생하는 지역에 구장이 위치한 탓에 정규리그가 열리는 날이면 경기장 주변은 심각한 교통체증에 시달린다. 특히 탬파에서 구장으로 가려면 하워드 프랭크랜드 다리를 건너야 해 1시간이 넘게 걸리는 건 다반사다.

어렵게 도착한 구장 옆에는 주택가와 소규모 상가가 있었다. 외관부터 좋은 인상을 받지는 못했다. 둥근 콘크리트 벽 위에 하얀 모자를 씌운 듯한 모습은 마치 사직구장에 아시아드주경기장 가림막을 뜯어 세모꼴로 쌓아 올린 모습이었다. 사직구장과 나이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트로피카나필드는 탬파시가 1980년대 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애틀 매리너스 등의 구단이 연고지 이전을 밝혔을 때 야구단을 유치하려고 지은 구장으로 1990년에 문을 열었다. 경기장 내부 시설도 상상했던 MLB 구장과 크게 차이가 났다. 구단들은 구장을 볼파크(Ball Park) 형태로 운영하며 구장에 관람석 외에도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다. 트로피카나필드도 이를 위해 개장 초기 4만5000석에 달하던 관람석을 2019년 2만5000석까지 줄여가며 각종 쇼핑 공간 등을 넣었지만, 이런 시설이 좀처럼 눈에 들어오지 않고 동선과도 크게 차이가 있었다. 통로는 좁고, 그라운드도 멀게 느껴져 경기를 관람하기에 좋은 곳은 아니었다.

특히 리그 유일의 폐쇄형 돔이라는 사실은 관중의 입장을 꺼리게 만든다. 미국인에게 야구는 탁 트인 공간에서 즐기는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하다. 야구팬인 템파 시민 니콜 호그란드(37) 씨는 “구장에 들어가면 뭔가 아케이드에 갇힌 느낌이 든다. 이 때문에 이곳 야구팬들은 야구장에 가기보다는 차라리 집에서 TV로 보거나 맥줏집에서 지인들과 어울리며 경기를 즐긴다”고 말했다.

■구단 대표 ‘두 집 살림’ 선언 파행

   
트로피카나필드 전경.
이 때문에 탬파베이는 성적과 반대로 관중 동원은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76만 명을 동원하는 데 그쳐 이 팀보다 흥행 성적이 안 좋은 곳은 30개 팀이 경쟁하는 리그 전체를 통틀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70만 명), 마이애미 말린스(64만 명)뿐이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도 사정은 비슷해 경기당 관중은 1만 명을 겨우 넘기는 수준이고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2만 명을 겨우 넘긴다.

참다 못한 구단은 꾸준히 탬파시에 구장 신축을 요구했다. 2007년 탬파 내 도심지 이보르시티에 4억5000만 달러(5246억 원)를 들여 새 구장을 짓겠다는 계획이 발표됐으나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지역재정 악화로 무산됐다. 신구장 건립은 차일피일 미뤄지다가 2014년부터 연고지 이전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구단은 계속해서 부인했지만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인기도 자연스레 떨어졌다. kt 농구단이 한국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를 보유했음에도 부산에서 흥행에 실패했던 상황과 비슷하다.

2019년부터 구단주 스튜어트 스텐버그가 ‘두 연고지 계획’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정규리그가 끝나가는 지난달 말에는 구단 대표 브라이언 아울드가 팬들 앞에서 폭탄선언을 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탬파와 2400㎞ 떨어진 캐나다 몬트리올을 자매 연고지로 정해 시즌 초반 절반은 탬파에서, 나머지 절반은 몬트리올에서 치른다는 내용이다. 그는 “탬파에서 풀 시즌 야구를 치르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팀이 앞으로 30년 동안 유지되려면 이 방법 뿐”이라며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팬들 앞에서 이런 계획을 발표한 건 실수다. 그렇지만 구장을 지금 착공해도 수년이 걸린다. 우리가 예전처럼 느긋하게 기다릴 만한 시간이 남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탬파베이의 두 집 살림은 쉽지 않아 보인다. 탬파 시민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지만, 뒤늦게 소식을 들은 몬트리올 시민 상당수는 새 구장 건립이 세금 낭비라며 들고 일어섰다. 외신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각) 캐나다납세자연맹은 트로피카나필드 앞에서 “레이스여, 몬트리올은 새 구장을 지어줄 돈이 없다”고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미국 탬파=권용휘 기자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획취재지원사업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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