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꼴찌 한화도 안방 스윕패 2번뿐
- 무기력한 패배 반복에 팬들 분노
- 홈 성적 부진 징크스 극복 절실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가 홈인 사직야구장에서 유독 기를 펴지 못하면서 갈수록 패배가 쌓이고 있다. 특히 시리즈(3연전) 전체를 내주는 스윕패 대부분을 홈에서 당해 팬들을 더욱 실망시킨다.

지난 5월 8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2 대 4로 패배, 시즌 첫 스윕패를 기록한 롯데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25일 기준 롯데는 올 시즌 총 5번의 스윕패를 당했다. 이 중 4번은 홈에서 기록했다. 홈 스윕패 4번 중 2번은 KIA 타이거즈에 당했다. 롯데가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선 5위 KIA와의 승부가 중요한데 KIA는 올해 사직에서 9연승을 달리고 있다. 상대 전적도 2승 9패로 롯데의 압도적 열세다.

프로 스포츠는 어느 종목이든 일반적으로 홈 승률이 원정보다 높다. 익숙한 경기장에서 더 많이 훈련하고 안방에서 팬들을 열띤 응원을 받는 만큼 심리적으로도 편안함을 느끼는 덕분이다. 무엇보다 홈 팬들 앞에서 만큼은 사력을 다하는 프로 정신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리그 꼴찌였던 한화 이글스도 홈 승률(0.384)이 원정(0.358)보다 높았다. 지난 시즌 미국프로야구(MLB) 전체 최하위였던 볼티모어 오리올스 역시 홈 승률(0.333)이 원정(0.308)보다 높았고, 미국프로농구(NBA) 전체 최하위였던 휴스턴 로케츠도 홈 승률(0.268)이 원정(0.219)보다 높았다.

홈에서 반복되는 롯데의 무기력은 팬들의 분노를 증폭시킨다. 3연전을 밥 먹듯 내주는 프로팀이 연고지에서 환영받을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올 시즌 압도적 꼴찌를 기록 중인 한화도 홈에서는 스윕패가 2번에 불과하다. 롯데는 삼성 라이온즈(6번) 다음으로 홈에서 스윕패가 많다. 자연히 홈 승률도 부진하다. 올 시즌 롯데의 홈 승률은 0.363(16승 3무 28패)으로 리그에서 세 번째로 낮다. 한화도 홈에서는 0.380(16승 26패)의 승률로 롯데보다 잘한다.

특히 투수들의 홈 성적 부진이 눈에 띈다. 롯데 투수진의 홈 평균 자책점은 5.04로 리그에서 가장 나쁘다. 원정(3.54·리그 4위) 성적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올 시즌을 앞두고 외야 담장을 높이고 홈 플레이트를 뒤로 당겨 투수 친화적 구장을 만들었다. 장타 부담을 줄여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계산이었다. 하지만 투수진은 오히려 안방에서 더 부진해 이 전략도 무용지물이 됐다.

롯데가 홈에서 유독 부진한 이유는 명확하진 않다. 전문가들도 ‘뚜렷한 무엇’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 다만 홈 패배가 이어진다면 그것을 단숨에 바꾸긴 어려울 뿐더러 이것이 선수들에게 심리적인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진단한다.

KNN 이광길 해설위원은 “일반적으로 선수 개개인이 특정 구장에서 잘하고 못하는 게 징크스처럼 있기는 하지만 프로팀 자체가 홈에서 부진한 것은 쉽게 이유를 찾기 힘들다”며 “홈 패배가 반복되면서 자신감보다 불안감이 앞서 부진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올 시즌 롯데 홈 스윕 패 현황 날짜 상대 팀 전적 5월 6~8일 삼성  (0-5) (1-4) ( 2-4) 5월 17~19일 KIA (3-4) (7-15) (2-4) 5월 27~29일 키움 (0-8) (3-6) (0-4) 7월 22~24일 KIA (2-5) (3-9) (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