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출전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에 도전하는 벤투호는 ‘첫승 제물’로 여겼던 가나에 덜미를 잡혀 벼랑 끝에 서게 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8일 밤 10시(이하 한국시간)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가나에 2-3으로 졌다. 이로써 한국은 포루투갈과의 3차전에서 무조건 이겨야 16강행을 노릴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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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가나의 경기 전반 24분 가나의 모하메드 살리수가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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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은 이날 그동안 가장 많이 가동한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공격진 선발 라인업에 대폭 변화를 줬다. 벤투호 부동의 원톱 스트라이커였던 황의조(올림피아코스) 대신 지난 우루과이전에서 교체 투입돼 ‘깜짝 스타’로 떠오른 조규성(전북)이 선발 출전했다. 오른쪽 공격수로는 우루과이전에서 활약한 나상호(서울) 대신 권창훈(김천 상무)이 포진했다. 손흥민(토트넘)은 안와골절 부상을 딛고 또다시 왼쪽 공격수로 나섰다. 우루과이전에서 왕성한 활동력을 선보인 이재성(마인츠)을 대신해 ‘작은’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선발 출전했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황인범(올림피아코스)과 ‘큰’ 정우영(알 사드)이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다.
포백 수비라인은 변함이 없었다. 우루과이전에서 부상을 당해 출전이 불투명했던 김민재(나폴리)가 변함 없이 자리를 지켰고, 김진수(전북) 김영권(울산) 김문환(전북)이 지난 경기에 이어 김민재와 함께 수비벽을 쌓았다. 김승규(알샤바브)가 두 경기 연속 골키퍼 장갑을 꼈다.
이에 맞선 가나는 조던·안드레 아예우 형제와 이냐키 윌리엄스를 스리톱으로 내세웠다. 모하메드 쿠두스와 살리스 압둘 사메드, 토마스 파티가 중원을 맡았고 포백 수비라인은 기디언 멘사, 모하메드 살리수, 대니얼 아마티, 타릭 램프티가 배치됐다. 골키퍼 장갑은 로런스 아티지기가 꼈다.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양쪽 측면 돌파를 시도하며 여러 차례 세트 피스 기회를 만들어냈다. 경기 시작 10분 만에 코너킥 기회를 5차례나 얻어냈을 정도다. 특히 김진수와 김문환이 좌우에서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상대를 강하게 압박했다.
하지만 전반 20분께부터 갑자기 가나 쪽으로 분위기가 넘어갔다. 가나는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며 강하게 압박했고, 전반 24분 조던 아예우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알리수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골로 연결했다. 이 과정에서 가나 선수의 팔에 공이 맞은 것처럼 보였으나 비디오 판독(VAR) 결과 그대로 골로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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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가나의 경기 전반 34분 가나의 모하메드쿠두스가 두 번째 골을 터뜨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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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령 24.7세의 젊은 팀인 가나는 선제골을 터뜨리자 무섭게 사기가 올랐다. 기세가 오른 가나는 수비 라인을 내리는 대신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나왔다. 전반 34분에는 조던 아예우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쿠드스가 헤더로 연결해 추가골을 터뜨렸다. 이 때까지만 해도 벤투호에는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러나 후반 들어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벤투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작은’ 정우영을 빼고 나상호를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후반 7분 김진수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조규성이 헤더로 연결했으나, 가나 골키퍼 선방에 막혀 땅을 쳤다.
후반 11분에는 권창훈을 빼고 이강인(마요르카)를 조커로 투입했다. 이강인은 투입되자마자 지산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강인은 후반 13분 왼쪽 측면에서 문전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조규성이 정확한 헤더로 가나 골망을 흔들었다. 조규성의 월드컵 데뷔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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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가나의 경기 후반 13분 한국의 조규성이 만회골을 터뜨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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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16분 왼쪽 측면에서 오버래핑한 김진수가 크로스를 올려주자 조규성이 다시 한 번 머리로 가나 골문을 열어제쳤다. 조규성은 생애 첫 월드컵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전세계 축구팬에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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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가나의 경기 후반 16분 조규성이 만회골을 터뜨리자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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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쁨도 잠시뿐. 후반 23분 두 번째 골의 주인공인 쿠두스에게 다시 한 골을을 내주면서 승기는 다시 가나 쪽으로 넘어갔다.
다급해진 벤투 감독은 ‘큰’ 정우영을 빼고 황의조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후반 29분에는 이강인이 상대 아크 정면에서 날카로운 프리킥을 날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후에도 한국은 끊임없이 상대 골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가나가 수비 라인을 완전히 끌어내리며 수비벽을 쌓아 끝내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한국은 추가 시간 마지막 코너킥 기회를 얻었지만 주심이 그대로 경기를 종료시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다음 달 3일 자정 같은 장소에서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갖는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